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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고 깨끗한 선거실현을 위한 종교인의 정치개입을 중단하라
숭림사 지광 스님
선거의 계절이다. 올해는 4월에 국회의원 선거, 12월에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한 달도 남지 않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과 국민들의 관심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익산지역도 마찬가지다. 익산갑(甲)과 익산을(乙) 두 선거구에서 각각 국회의원을 선출하는데, 이미 후보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후보자들은 비난과 비방을 자재하고 정책 중심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게 된다. 유권자 역시 국가와 지역사회를 위해 진정으로 일할 일꾼을 투표를 통해 뽑아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 치열한 선거전이 끝난 뒤에는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후보가 당선의 영예를 안게 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지역의 선거 행태를 지켜보면 걱정이 앞선다. 공명정대한 분위기에서 민의(民意)를 대변하는 후보를 유권자들이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헌법에 있는 정교분리(政敎分離) 원칙이 존중되지 않는 것 같아 종교인의 한사람으로 걱정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정치와 종교의 분리 원칙이 분명히 명시돼 있다. 헌법 제20조 2항에는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라고 명문화해 놓았다. 우리나라처럼 여러 종교가 존재하는 다종교사회에서 정교분리 원칙은 존중돼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정치와 종교가 밀착해 발생한 폐단을 여러 차례 겪었다. 더구나 국민의 심부름꾼으로 공복(公僕)인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특정종교에 편향된 입장으로 국가발전과 국민화합에 역행(逆行)한 사례를 수없이 경험했다.
정교분리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프랑스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정교분리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정교분리 내용을 헌법에 반영한 미국은 교회 등 종교시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거나, 특정 정치인을 반대 또는 지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가톨릭이 세속의 권력을 좌우하던 프랑스도 대혁명 이후 정교분리법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익산의 현실은 종교의 정치개입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지난 1월 31일 기독교 목회뱅크 소속 목사들이 기자회견을 가진 후 특정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나선바 있고, 지난 2월 27일에는 원불교재단의 교수들 역시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나선데 대하여 뒷말이 무성한 점을 깊게 새겨야 할 것이다.
지난 3월 5일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정교분리 시민의식 설문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교분리 원칙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7.2%로 다수를 차지했으며, 종교인의 정치참여를 반대하는 응답도 67.1%에 이르렀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우리 사회는 정교분리 원칙이 준수되길 원하는 시민이 다수이며, 최근 종교인으로 정치참여를 선언하거나 종교를 선거에 이용하고자 하는 정치인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조사결과”라는 분석을 내 놓았다.
이제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두 개의 선거구가 있는 익산지역 또한 선거열풍이 더욱 뜨겁게 불 것이다. 각 후보들이 자신의 정책을 드러내고, 장점 뽐내며 지역일꾼을 자처하고 나서고 있다. 전제 조건이 있다. 무엇보다 공명정대(公明正大)한 선거여야 한다는 점이다. 자칫 유권자들의 눈을 가리고, 판단을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 특히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의 원칙을 후보자들은 물론 유권자들도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또한 불교, 가톨릭, 개신교, 원불교 등 각 종교계 지도자들도 정교분리 원칙의 헌법정신을 훼손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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