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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을 바라보는 50대 후반의 늦깎이 궁사(弓射)가 전통 활을 수십 년 쏴야 올라갈 수 있다는 궁도 9단의 경지에 올랐다.
주인공은 지난해 10월 9단 승단 심사를 통과한 장춘기 씨(58). 전북체육회 궁도팀 소속의 장 씨는 지난 10월 충북 단양 대성정에서 벌어진 9단 승단대회에서 44발 중 39발을 명중시켜 승단에 성공했다.
145m 떨어진 가로 2m, 세로 2.667m크기 과녁에 45발 중 39발을 명중시켜야 9단이 될 수 있지만 장 씨는 44발 째에 39발 명중에 성공하자 나머지 1발은 쏘지도 않았다.
1971년 최저 3급부터 최고 9단까지 등급제도가 만들어진 이래 9단 자격을 받은 전북인은 장 씨가 3번째. 전국 3만5천여 명 가운데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란다.
황등 출신인 장 씨는 석재 유통업을 하던 1996년부터 옥승호 씨(황등 건덕정) 소개로 활을 잡기 시작했다. 한때 볼링을 배우며 프로입문을 꿈꾸기도 했던 장 씨는 갑자기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황등 건덕정에서 활을 쐈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조금씩 활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과녁과 보이지 않는 싸움이 묘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정신건강에 큰 도움이 됐다.
그러다 실업팀이 있다는 걸 알았다. 열심히 한 결과 꿈에 그리던 전북체육회 궁도팀에 입단하는 영예를 안았다. 내리 10년간 전라북도 대표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선 25발 중 22발을 명중시키며 전북 궁도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등공신이 됐다.
장 씨는 활을 쏘며 인생도 배웠다. 궁도 격언 중 가장 좋아하는 말은 '발이부중 반구제기'. 쏘아서 맞지 아니하면 자신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다시 살핀다는 말이다. 인생사도 마찬가지라는 것.
사범 박종용 씨(66)의 지도를 받은 장 씨는 누구보다 부인 원복순 씨(59) 내조가 컸다고 고마워한다. 44번째 활을 쏘고 가장 생각난 게 부인 얼굴이다. 항상 자신의 활쏘기를 집안 행사보다 우선시한 '내조의 여왕'이다. 특히 두 아들 경일(30·육군사관학교 졸업)과 경민(27·전북과학고 졸업)을 번듯하게 키워줘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우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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