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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식 밥상 한끼가 3천 원.’
요즘 식사 값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을 판매하는 식당이 있다.
옛 익산경찰서 사거리에서 마동사거리 방향으로 100여m에 위치한 ‘주현동 청정식당(☎852-4376).’
“경기도 안 좋은데 손님들 미안해서 가격을 올릴 수 있어야죠. 가게가 허름한데도 찾아주는 손님들이 고마울 따름이죠.”
13년 동안 단 한 차례 인상 없이 3천 원을 받아온 김선희 씨(62)는 주위에서 “1천 원은 올려도 뭐라 할 사람이 없을 거예요. 올리세요”라는 권유에도 손사래를 친다.
“전북대 3학년인 딸의 학비를 벌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면서도 가격을 올리지 않는 이유는 1명 당 식사 값의 이문이 적게 남을 지라도 많이 팔아 정직하게 벌겠다는 계산에서다.
청정식당은 불경기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직장인들로 넘쳐난다. 또 각종 모임 장소로도 자주 이용된다. 인근 관공서부터 회사,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고객층이 다양하고 부송·영등동 일대에도 단골이 꽤 있다.
허름한 외관과 달리 하루 100여명의 손님이 찾는 인기 비결은 김 씨의 손맛 때문.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오로지 멸치, 다시다 등 천연재료만으로 양념해 깊은 맛을 낸다. 손끝의 감촉으로 양을 재는 실력은 달인의 경지다.
김장이며 메주 띄우는 것까지 모든 음식재료는 김 씨의 손에서 나온다. 심지어 새우젓, 황석어 젓갈도 척척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내는 반찬은 무려 아홉여 가지. 김치, 시금치·버섯·콩나물·나물·고사리·느타리 무침, 조기, 된장·김치찌개 등 집에서 먹는 식사 그대로이다 보니 젓가락질이 즐겁다.
특히 아삭하고 새콤한 묵은 김치에 밥 한 숟가락 떠서 한 입에 넣으면 엄지손가락이 저절로 치켜세워진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은 청정식당에선 어울리지 않는다. 저렴한 가격에도 모든 재료는 전부 국산이다. 배추, 멸치, 생선, 콩 등 모두 김 씨가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한다.
그날그날 차려내는 것이 하루 메뉴인 게 흠일 수도 있지만 ‘뭐 먹을까’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 이 또한 장점이겠다.
감동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대부분 식당에선 밥 한 공기 값도 따로 받지만 청정식당은 3천 원만 내고 양껏 먹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후식 ‘누룽지’는 이집 맛의 결정체다. 노릇하게 구워낸 구수한 맛의 누룽지는 입안을 깔끔하게 해주며 뱃속을 개운하게 해준다.
“돌아가신 시아버지가 꼭 누룽지를 드셨거든요. 그래서 누룽지는 꼭 만들어요.”
손님이 많을 때 간혹 누룽지를 내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김 씨는 식사의 끝이 누룽지 먹는 것이라는 생각에 대접하려고 노력한다.
웅포면 송천마을이 친정인 김 씨는 방앗간 집 맏딸로 남부럽지 않게 자랐다. 할머니, 어머니가 음식솜씨가 좋은 덕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자란 것이 오늘날 손맛을 만들어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고상한 외모의 김 씨. 조용조용한 말씨에 손님에 대한 정성을 담았다.
“예전에는 제육볶음, 수육 등 고기반찬을 해드렸는데 재료값이 너무 올라 지금은 못해드리는 게 죄송해요. 그래도 손님들 속이지 않고 좋은 재료와 좋은 식단으로 대접할 겁니다.”
/우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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