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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상 원광대학교 문예창작과 강사
여행(旅行)의 사전적 의미는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여행은 ‘나그네’ 같은 떠남이 아닐까 싶다. 정처(定處)도 없이 단 하나의 느낌이라도 가지고 온다면 이보다 더 큰 행복과 즐거움은 없을 것이다. 여행자의 특권인 셈이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한다. 가까운 곳부터 먼 곳까지, 거리와 풍경 따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단 일분, 일초라는 짧은 순간이라도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다면 어떠한 조건이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바로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통해서 가장 인상 깊은 곳을 선택하라면 인도(印度, India), 그 중에서도 ‘바나라시’이다. 2400킬로미터가 넘는 갠지스강을 중심으로 여러 성지가 발달되어 있는데 그 중심이 바로 '바나라시'라고 한다. 매년 수백만 명의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여행 때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일정이 끝나는 날까지 고생한 적 있었다. 노란색만 봐도 우선 거부부터 할 정도였으니. 과일이나 평상시 잘 먹지도 않는 과자로 끼니를 때우다시피 했었다. 일정이 마무리 될 무렵 한 레스토랑에서 먹은 '치킨누들수프'를 먹고 만세를 부른 기억이 난다. 그리고 'No Problem', 인도인들이 자주 말하는 'No Problem'은 우리 입장에서는 문제를 제기하고 항의하는 수준이상을 넘어선 것들에 대한 대답이다. 특별한 이유나 안내 없이 교통편이 지연되거나 정차할 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차하는 등의 일들은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No Problem'는 단순하게 언어 소통의 의미보다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철학도 숨겨져 있는 듯하다. 인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성지 ‘바라나시’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 중 ‘갠지스강 일출’가 아닐까 싶다. 인도인들은 항상 신에게 축복 받기를 원하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죽음에 이르러 갠지스강에 뿌려지는 것은 축복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있는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뿌려지지 못한 망자의 강을 따라 떠돌아다니며 물고기 밥이 되거나 타인에 의해서 화장되기도 한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그래서 많은 순례자들이 찾는 것이 아닐까, 일출이 시작되기 전 강가를 걸어보는 재미 또한 솔솔하다. 갠지스강 일출. 매일 매일 보면서도 장소에 따라 받은 감흥이 다르다니 아이러니 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일출 시작과 동시에 목욕하는 사람들, 뿌자(제사)하는 사도들, 요가하는 사람들, 열심히 사진 찍는 관광객들, 디아(Dia)를 띄우며 기도한 사람들, 그리고 그림자처럼 졸졸 따라 다니는 아이들. 모두 두 손을 가지런히 마주하고 있었다.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였다. 사람과 햇빛이 겹쳐서 보이는 그림자는 ‘우와..와’ 하는 감탄사만 나올 뿐이었다. ‘아름답다’라는 말 외에는 어떤 것도 필요가 없었다. ‘이것 때문에 오는 구나’ 이번에도 보지 못했다면 아마도 평생을 후회할 뻔 했다. 순례자들은 갠지스강에서 목욕하면서 죄를 씻고, 이곳에서 죽음을 맞이하면 탄생과 죽음의 윤회에서 해방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쓰레기를 주워서 팔고, 릭샤를 몰고, 가트에서 외국인에게 물건을 팔아 그 돈으로 장작을 사서 이곳에서 화장되어 뿌려지길 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들의 유일한 꿈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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