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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하고 면도하는 데 7천원, 염색은 1만2천원.’
머리 깎는 값이 1만 원 대에 육박하는 요즘 아직도 10년 전 가격을 받고 있는 이발소가 있다.
남중동 소방파출소 옆에 위치한 익산이용원(☎841-7517). 20년 간 이곳에서 이발을 해온 김상순 씨(66)는 예전부터 요금을 다른 곳보다 2~ 3천원 정도 저렴하게 받아왔다.
“비용 들어갈 게 뭐가 있겠어요. 조금만 몸을 움직이면 되는데 비쌀 이유가 없잖아요.”
김 씨는 “깎는 사람 좋고, 깎이는 사람 좋고 무엇보다 몸을 많이 움직여 건강도 지킬 수 있으니 일석삼조나 다름없다”며 껄껄 웃는다.
요즘은 미용실이 많이 생겨 이발소를 찾는 이들 대부분 나이 많은 중년층 이상이지만 아직도 익산이용원에는 젊은층까지 단골손님이 다양하다.
단순히 싸다는 것보다는 이발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는 이유가 더 크다. 50년 경력에서 나오는 포스는 명실 공히 ‘신들린 가위손’이다.
윗머리에서부터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아래로 내려오는 가위는 막힘이 없다. 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감탄이 절로 난다.
김 씨는 손쉬운 전기 바리캉(bariquant)보다는 가위를 주로 이용한다. 깎기 어려운 목 위 부분 밑머리도 가위로 다듬을 정도로 정교한 실력을 자랑한다.
“머리를 어떻게 깎을지는 두상만 척 보면 알죠. 각자에게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이 있어요.”
손님이 원하는 스타일대로 깎기도 하지만 대부분 손님들이 김 씨에게 모든 걸 맡기는 이유다.
익산시청 옆에 있어 상당수 공무원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지만 일반인도 적지 않다.
특히 까랑까랑한 목소리에 호방한 성격도 단골을 만드는데 한몫 한다. 이 때문에 주위에 친구들이 많고 퇴직한 공무원들도 주로 찾는다.
“단골이 좋은 거요. 서로 이물이 없잖아요.” 수십 년간 이용하는 단골손님이 올 때면 이발하는 시간이 즐겁기만 하다. 왕년에 잘 나갔던 시절부터 일상생활까지 이야기를 주고받다보면 이발하는 시간이 짧기만 하다.
오산초등학교 졸업 후 열여섯 살 어린나이에 이발을 시작한 김 씨.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 오산면에 있는 이발소에 취직한 그는 기술을 배우는 시간이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하루에도 수도 없이 머리를 감기는 것부터 시작해 면도, 다음에 상고머리 깎기 등을 배우는데 무려 2년이 걸렸다. 그것도 단 한 푼도 받지 않고 무보수로 일했다.
4년 후인 스무 살에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한 김 씨는 소위 잘 나가는 이발사였다. 당시 익산에서 이발소 하루 일당이 400~ 500원할 때 그는 1천~ 1천500원을 받았다.
“예전엔 이발을 잘 못하면 요금도 주지 않고 그냥 나가는 손님도 있었어요. 욕먹고 두들겨 맞지나 않으면 다행일 정도였죠.”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재미있게 살며 이발을 하겠다는 김 씨.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정성을 들여 깎는 게 이발사의 참 본분”이라며 “이발사는 스스로 정말 손님들이 만족하는 머리를 깎고 있는지 매일매일 점검하고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우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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