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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 환 전라북도익산교육지원청교육장
며칠 전부터 초·중등학교가 긴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생각해보면 기성세대들이 보냈던 방학은 다소 낭만적인 성격을 띠기도 했다. 학교는 추위와 더위 때문에 학업을 일시적으로 쉬었지만 그 여타 가정에서의 활동은 매우 다양했다. 농사일 등 가사를 돕기도 하고, 친구들과 재미있는 책도 서로 빌려보고 함께 뛰놀면서 우정을 쌓기도 했다. 또 한 학기 내내 손꼽아 기다렸다가 찾아간 친척집에서 사촌들과 엮어냈던 아기자기한 추억들. 생각만 해도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아이들이 맞이하는 방학에서는 기성세대가 누렸던 이러한 즐거움과 기쁨을 찾기가 어렵다. 엄마가 이끄는 대로 몇 개의 학원을 더 다녀야 하고 입시를 위한 여러 가지 스펙을 쌓아야 하기에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움을 추구할 여유가 없다. 우리 아이들이 입시 위주의 삶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힘겹게 학원을 전전하는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 지 걱정스럽다. 어느 책에서 읽은 ‘애플 베이케이션(apple vacation)’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이는 뉴턴이 어슬렁거리며 산책하다가 사과나무 아래에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데서 따온 이름이지만 ‘휴식을 통해 새로움을 찾는다’는 ‘감성휴가’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두루 아는 바와 같이 만유인력의 법칙은 뉴턴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맨 처음 보고 발견한 것이 아니다. 그의 나이 45세 때에 발견했으니 아마도 사과가 수천 번 이상 떨어지는 것을 본 후에야 발견한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엔 그냥 무심하게 지나치고 만 것이다. 그런데 그는 사과 한 알이 알려주는 신비한 우주의 비밀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그는 당시 휴가 중이었지만 여느 때와 달리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고 한다. 자연의 비밀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우리 아이들이 보내는 방학풍경을 바라보면서 ‘애플 베이케이션(apple vacation)’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방학기간 조차도 부모의 뜻에 따라 학업에만 맹목적으로 올인(all in)하는 것은 올바른 교육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청소년기는 이것저것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면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야 하는 소중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방학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번 방학부터라도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눈과 마음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면서 스스로 체험하고 발견하고 배우게 하는 방학으로 되돌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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