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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유업 박기옥 전무
봄이 미처 시작되기 전인 2월말에 발을 디뎠다. 크지도 부산스럽지도 않은 도시의 첫 인상은 차분했다. 하나씩 늘어가는 이웃도 아늑한 이 곳의 느낌과 닮아선지 편안하다. 사계절을 두 번 만났으니 2년이 지났다.
겨울 추위가 매서워진다.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남부시장 길을 따라 대야식당에 들어가 소머리국밥 한 그릇 훌훌 마시면 추위도 잠시 잊겠다. 어슴푸레 저녁이 찾아오면 동네 친구들과 다가포가든에서 뜨거운 연탄불에 갈매기살과 김치찌개를 올려놓고 지나간 이야기를 들어보자. 몸도 마음도 따뜻해진다. 손님이 온다면 삼합과 꽃게장, 막걸리까지 푸짐하게 인동주마을에서 한 상 차려놓고 정을 나누자. 바쁜 일상에 지친 친구에게는 목포무안세발낙지에서 소도 벌떡 일으킨다는 낙지요리와 낙지탕탕을 대접하면 어떨까? 어느새 따뜻한 봄이 오면 김매는 어르신들과 금강횟집 이웃의 성당포구기사식당에서 백반을 들련다. 그러노라면 금강 가에 우어도 돌아오겠지. 벚꽃나무 물이 한창 오르면 군산항 째보선창 해성식당이 생각 날 터인데 어쩌지. 반지회 만나러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전군도로를 달려가고 있겠지.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과는 함께 응원하던 축구 경기를 떠올리며 전골이든 닭볶음탕이든 푸짐하게 차려내는 고바우가든에서 회식을 하자. 가까이 있는 옛날손수제비와 손칼국수 잘하는 가보세가든에 함께 가자는 약속은 언제나 지키게 될까? 가볼 만한 곳을 묻는 이들에게 망해사에서 심포항 이르는 길을 걷다가 신선횟집에서 크고 싱싱한 백합으로 입안 가득 바다를 느껴보라고 일러주겠다. 황등 한일식당의 육회비빔밥이야 다들 알 터이니 부안 개암가든 닭곰탕과 주인 아주머니표 특제 닭가슴살 새콤 비빔밥은 혼자만 알고 있어야지. 혹시, 3년이나 묵은지가 있냐고 묻거든 어양동 숲속의집에서 가서 오리를 대접하면 되겠다. 아침에는 별미집으로 갈까 망설이다 일해옥 콩나물국밥으로 엊저녁의 피로를 살짝 걷어냈다. 금강복집 복해장국과 고향마루 무청 시래기국까지 때때로 아침의 선택을 망설이게 만든다.
음식이야 돈을 주고 살 수 있겠지만 마음을 얻는 일이야 어디 그렇던가? 연재를 하며 식당을 다니지 않았다. 마음을 나누는 상점엘 다녔다. 누구 하나 손님이 아니었다. 친구를 얻었다. 모르던 바도 아니었지만 아내와 어머니의 솜씨에 새삼 감탄을 하게 된 것까지 연재를 시작하며 받은 선물이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를 노래하는 성탄절이다. 가만히 있어도 사랑하고 사랑 받을 것 같은 이 때 사랑하자.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 하자. 아내와 연인에게 사랑한다 속삭이자. 친구에게 다정한 손을 내밀자.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며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하자. 그리고 여러분이 만든 따뜻해진 익산의 밤하늘을 바라보자. 사랑스럽지 않은가?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일 년여를 연재 하는 동안 격려해 주신 여러분 에게 57회를 끝으로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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