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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유업 박기옥 전무
김 국장을 만났다. 꽤 오래간만인데도 식품 클러스터 일은 물론이고 틈틈이 전주에 내려와서 이웃들 만나느라 바쁘게 지내는가 보다. 지난해 가을 즈음에 익산의 다닐만한 곳들을 알려주었었다. 그러면서 시작된 인물과 공간이 하나씩 늘어갔다. 어느 날 간단하게 오찬을 마치고 차를 한 잔 하자며 앞장 선 곳이 어양동에 있는 BELLISSIMOOS이다.
W Gallery로 들어선다. 사실, 그 앞을 지날 때마다 궁금했었다. 동행들이야 익히 알고 있던 분들이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지만 처음 발을 들여 놓는 나는 낯설었다. 일층 Gallery에 전시중인 그림을 둘러보고는 이층의 W Haus로 올라가니 앤티크한 가구들이 가득하다. 아래층 Gallery를 방불케 한다. 나중에는 CI관련 의논을 하느라 한쪽 공간에 있는 Salon De Design사무실에 들락거렸었다. 미술관 옆의 BELLISSMOOS로 자리를 옮겼다. 커피를 마셨다.
차를 좋아한다. 지금은 따뜻한 차가 어울리겠다. 고즈넉하게 이야기를 나누기에 적당하다. 손님을 그 곳에서 만난다. 분위기 괜찮다고 한마디씩 거든다. 처음이면 갤러리에 전시중인 그림도 감상하고 가구점도 둘러보겠다. 그리고 창가에 앉으면 그림이 펼쳐진다. 넓은 창에 가득히….
봄, 창에 햇살이 가득하다. 전주 객사 마루에 걸쳐 앉아있다. 한옥마을 돌길을 타박타박 걷는다. 따뜻하다. 여름, 수채화가 전시 중이다. 창이 반짝인다. 군산 은파저수지의 물빛이 영롱하다. 창을 열고 달리다가 저 멀리 곧게 뻗은 저수지 뚝에 멈춘다. 때이른 코스모스가 보인다. 가을, 그 창에 김제 들녘의 마른 전봇대가 서있다. 심포항 가는 길가의 바람에 날리던 노란 은행잎이 창가에 구른다. 새만금 포장도로를 달리지만 안개 속이다. 저 너머 고군산열도는 흔적도 없다. 겨울, 비가 내리면 잘 어울릴 창가에 시린 하늘이 드리워져 있다.
해질 무렵이면 테이블에 와인 잔을 올려놓자.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서해, 그림 같은 장면의 수평선이 저 멀리 아련하다. 가슴에 담았던 격포 앞 바다의 아름답고 붉은 노을을 한잔 가득 따른다. 황금빛 액체에 하얀 거품이 넘치는 맥주 한 잔이면 어떠랴? 사람 냄새가 풍기는 이들과 함께한다. 밤이 깊었다. 어두워진 도로를 따라 돌아간다. 백밀러로 보이는 불빛이 점점 더 멀어져 간다. BELLISSMOOS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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