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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석 국회의원(익산갑)
필자가 태어난 곳은 익산시 황등면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황등면은 벼농사를 주로 하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이었다.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산으로, 들로 놀러 다니기 바빴고 겨울에는 쌓아 둔 볏짚을 태우며 놀다가 불을 내 혼이 나기도 했다. 그런 필자에게 익산시내는 어머님이 푸성귀를 팔러 가시는 곳, 통학기차를 타고 나가면 고등학교도 있고 극장도 있는 그러한 곳이었다. 어린 눈으로 볼 때 익산은 발전된 시내와 낙후된 촌이 명확히 구분이 되는 지역이었다. 한 지붕 두 가족이었던 이리시와 익산군이 하나의 익산시로 통합된 것은 1995년이었다. 생활권이 동일한 도시와 농어촌 지역을 하나로 묶어 광역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정부 도농통합 정책의 결과였다. 이제 더 이상 행정구역 경계를 넘어 다닐 일도 없어졌고, 각종 개발계획이나 주민 복지의 연속성 등이 끊어질 우려도 사라졌다. 원래 하나의 생활권이기 때문에 하나의 도시로 발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익산만이 아니라 도내 도농통합도시인 군산, 정읍, 김제, 남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도농통합이 있은 지 15년도 넘은 지금, 애초 약속되었던 도농통합의 효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당초 취지대로 도시와 농촌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도시는 도시 따로 농촌은 농촌 따로 발전하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당장 주변을 둘러봐도 농촌은 10년 전, 20년 전 모습이 그대로인 지역이 많지만 도시는 허허벌판이던 곳에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선 곳이 얼마나 많은가. 농촌지역은 갈수록 성장이 더딘 가운데 도시 또한 구도심과 신도심으로 나뉘어 발전 속도에 차이가 나는 것이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실에 주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당장 정부 사업만 보더라도 행정안전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각 부처에서 단편적으로 추진되고 있을 뿐 체계적인 도농통합도시 관련 사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 마디로 제대로 된 도농통합의 롤 모델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와 농촌이 제대로 상생발전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적일 것이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앞으로 지방자치시대에 있어 중요한 것은 각 도시의 향취이다. 어떻게 하면 다른 도시와 차별화 된 고유의 멋을 살리느냐에 따라 도시의 미래가 좌우된다. 해외를 보면 작은 중소도시이지만 고유의 풍미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도시가 종종 있다. 평범한 온천마을에서 명품 관광지로 거듭난 일본의 소도시 유후인, 세계적인 미술관을 유치해 낙후된 폐광촌에서 문화 중심지로 거듭난 스페인의 빌바오 등이 좋은 예이다. 우리 전북의 각 도시가 그런 도시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필자의 고향 익산에는 백제문화유산이, 군산은 근대문화유적이, 정읍은 내장산 절경이, 남원은 춘향전의 역사가 면면히 내려오고 있다.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도농통합발전. 전라북도가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이 될지 상상이 가지 않는가.
“농촌은 예나 지금이나 낙후되었어요” “도시는 수도권보다 처지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30일, 필자가 연 <익산을 도농통합 모델도시로> 공청회에는 지역민의 하소연이 울려 펴졌다. 개인 개인의 말은 달랐지만 지역 발전을 바라는 것은 한 목소리였다. 필자에게도 오래된 꿈이 있다. 농촌과 도시가 함께 잘 발전하는 지역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전국적으로 부러움을 사는 도시는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이를 위해 연구용역도 맡기고 추가 공청회도 계획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익산만이 아니라 도내 다른 도시에도 좋은 아이디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회의원으로서가 아니다. 고향에서 살고 있는 지역주민 한 사람으로서의 소망이다. 이 작은 소망이 익산의 큰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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