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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옥의 미식기행 - 진천 새울목오리탕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1년 11월 28일(월)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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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유업 박기옥 전무

동일유업 박기옥 전무

친구를 만났다. 박이사는 부산사람이다. 뒤끝도 없어 보이고 앗쌀하고 시원시원하다. 그리 오랜 세월을 만나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드문드문 소식을 전하기도 하고 얼굴도 본다. 때마다 반갑다. 주변 지인들도 아는 사이니 함께 어울리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모처럼 진천에서 만나기로 했다. 저수지를 지나친다. 낚시꾼들이 드문드문 보인다. 한때 낚시에 빠졌었다. 타고난 꾼이 아니니 붕어 얼굴 보는 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밤낚시를 다니며 맑은 저수지에 들어 있는 달도 건지고 쏟아질 듯이 떠있는 별들이 좋았다. 새벽녘 물안개와 일렁이는 바람 소리는 꿈결같았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김부장, 조부장 모두 오래간만이다. 그간의 소식을 나누다 보니 이른 저녁을 들 시간이다. 박이사가 앞장을 선다. 이월저수지 앞의 ‘새울목오리탕’에 차를 세운다. 도착해 보니 알만하다. 이동 하며 예약을 해서인지 상차림이 준비된 방으로 안내한다. 아는 체 할만한 단골인 박이사는 들어서면서부터 주인을 찾는다.
산나물 이름을 묻기도 하고 동치미 무를 건져 먹기도 하며 기다린다. 깔끔한 찬들이 입 맛을 돋운다. 밖에서 치익~ 치익~ 소리가 들린다. 압력솥에서 끓여내나 보다. 오리탕이 나온다. 팥죽에 오리를 넣었나? 아니다. 흑미다. 오리고기가 부드럽다. 몇 차례 들렸던 터지만 여전히 담백하다. 입안에 미처 들어가기도 전에 살살 녹는다. 탕이라지만 국물이 자작자작하다. 청하니 금새 한 대접 내온다. 몇 차례 육수를 청하는 등 양도 적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바닥을 보인다. 쉴 틈 없이 죽을 청한다. 흑미로 만든 죽이 나온다. 육수를 더하여 한 차례 끓인다. 살짝 퍼지기 직전에 다들 달려들었다. 끼니를 거르던 이들도 아닌데 죽까지 남김없이 먹어 치운다. 가뭄에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처럼 오리탕 그릇의 바닥이 휑하다. 자알 먹었다. 권할 만 하다.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고 잎이 지고 나면 가지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나뭇잎이 사랑이라면 아낌없이 나누고 베풀어 가지만 남은 나무는 쓸쓸하지 않다. 당당하고 늠름하다. 마른 나무 가지에 잎이 무성해지는 초록의 한 여름이 있다. 이제 곧 12월이다. 겨울이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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