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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말기 '익산 천도'의 제문제
익산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 국제학술회의
주민들의 세계유산제도에 대한 '이해와 의지' 필요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1년 11월 14일(월)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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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을 위한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전라북도와 익산시가 주최하고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주관한 학술회의는 10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1층 강당에서 '백제 말기 익산천도의 제문제(諸問題)'란 주제로 개최됐다.

국내외 관계전문가 및 시민 150여명이 참석한 이날 학술회의는 익산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와 (가칭)백제역사유적지구 우선등재추진 대상으로 결정됨으로써 익산문화유산의 가치를 규명하고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한 전문가들의 검토를 통한 익산역사유적지구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 규명과 진정성 확보, 세계 유산적 가치를 대내외에 홍보하고 지역민의 자긍심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학술대회 기조 강연에는 김삼룡 전 원광대학교 총장과 이상해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위원장이 나섰다.

 '백제의 익산천도' 연구의 어제와 오늘이란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김삼룡 전 총장은 "익산의 역사와 문화유적에 대해서는 삼국유사와 고려사 등의 문헌에 자세하게 실려 있다"며 "2009년 1월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이 발견됨으로써 미륵사지의 조성 시기와 배경에 대한 사상사적, 미술사적 측면에서도 보다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익산의 백제문화유산이 지닌 역사성이 더욱 더 선명하게 드러나게 됐다"고 밝혔다.

이상해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위원장은 세계유산등재 추진과 익산역사유적지구란 주제로 기종강연을 펼쳣다.

이어 박중환 국립김해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웅진기 백제의 천도 추진과 익산'이란 주제 발표를 가졌다.

또 송호정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사료와 고고학적 자료로 본 백제왕도 익산', 야마모토 타카후미 일본 대학 교수는 백제왕권의 사비 경영과 익산, 최완규 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은 백제 무왕대 익산 천도의 재해석, 주옌스 중국 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주임은 동위북제시기  업성의 도성계획과 최근 고고학적 신발견이란 주제를 가지고 발표했다.

2010년 1월 11일 유네스코 잠정목록으로 지정된 익산역사유적지는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와 통합해 백제역사유적기지구로서 2011년 2월 8일 우선등재 추진 대상에 선정됐다.

익산·공주·부여 등 3개 지역의 유적이 그 대상으로 연속유산에 속해 통합관리 체계가 수립돼야 하고 이에 따른 전라북도와 충남도청, 각 기초지자체의 유기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익산지역의 경우 세계유산적 가치에 대한 객관적 입증자료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익산시 유기상 부시장은 "익산이 백제 수도인 공주·부여와 연속유산으로 등재됨에 따라 사료에 누락된 익산의 백제유적에 대해서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진정성, 완전성 확보에 더 많은 노력과 투자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유 부시장은 "무엇보다 주민들의 세계유산제도에 대한 이해와 의지 등 주민참여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황정아 기자

이상해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위원장(왼쪽)과 김삼룡 전 원광대학교 총장.

이상해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위원장(왼쪽)과 김삼룡 전 원광대학교 총장.

"'익산천도설'에 대한 논의는 현재진행형"

김삼룡 전 원광대학교 총장은 "백제의 익산 천도설은 그 논의의 역사가 자못 오래됐다. 황수영 박사로부터 시작된 익산천도론은 '삼국사기'에 그 기록이 실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전히 전문가로부터 온전한 공감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일본 '마키타 타이료우'(목전제량) 교수'에 의해 천도사실이 실린 기록이 밝혀졌으며, 마한백제문화연구소를 비롯한 많은 전문기관의 노력으로 익산의 문화유산 실체가 많은 부분 드러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전 총장은 "미륵사지나 왕궁리유적 등의 고고학적 자료만 살펴보더라도 '관세음응험기'에 실린 익산천도는 그 신빙성이 더욱 더 커져가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2009년 미륵사지 석탑 속에서 나온 사리봉영기의 생생한 자료는 미륵사의 실체를 분명하게 드러내 주었으며, 나아가서는 익산의 역사 문화적 위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게 됐다"고 주장했다.

익산천도설에 대한 논의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한 김 전 총장은 "익산천도설은 관세음응험기의 백제 무광왕조와 지금까지 밝혀진 고고학 자료의 만남으로 어느 정도 그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은 "향후 지속적 연구와 발굴로 채워지지 않는 백제사, 고대 한국사의 한 페이지가 완성되길 기대 한다"고 밝혔다.

이상해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위원장은 "세계유산 등재는 지속가능한 보존의 출발점으로써 국가의 품격과 정체성 및 세계적 수준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제대로 보일 수 있는 문화유산을 등재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익산, 공주, 부여가 3개 지역 문화유산을 통합 관리할 항구적인 기구를 마련하고  주민들의 참여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세계유산은 한 국가의 이미지와 품격을 제고하는데 한 몫을 한다. 세계유산 등재기준의 지표가 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는 해당 유산에 따라 차별화되는 고유성과 특성을 평가하는 바탕이 된다"며 "글로벌 시대에 한국의 유산을 통한 국가 이미지와 품격의 제고는 한국을 이해시키는 지름길이자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은 고대 도성 체계 완전성 갖춘 백제 왕도"

 

송호정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송호정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송호정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백제 무왕은 왕권을 강화하고 중앙 집권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새로운 땅인 익산 지역을 천도 후보지로 정하고 경영에 착수했을지도 모른다"면서 "하지만 익산 지역이 새로운 천도 후보지로 개발되고 실제로 천도가 단행됐다면 사비 도성에서 보이는 질서정연한 도로망이나 사원 같은 도시계획의 흔적이 일부나마 확인돼야하는데 아직까지 그렇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익산 지역에서는 사비 도성으로 천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던 나성이나 산성 등과 같은 방어시설의 축조 흔적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며 "이러한 점을 볼 때 익산 지역은 도성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조건은 갖추고 있지만, 도시 계획이라는 관점에서는 일정한 한계가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중환 국립김해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박중환 국립김해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박중환 국립김해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익산에는 미륵사지와 제석사지 그리고 왕궁리 유적 등 백제시대의 중요 유적들이 남아있다"며 "더구나 삼국유사 무왕조에 나오는 무왕의 미륵사 창건 기록과 일본에서 발견된 관세음응험기의 무왕 지모밀지 천도기록 등에 의해 백제의 무왕이 익산으로 천도했다는 익산천도설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실장은 "이러한 백제의 익산 천도 혹은 익산 경영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은 익산으로 천도했거나 익산 경영에 주력한 왕으로서 주로 사비시대의 무왕을 상정해 왔다"며 "이러한 경향은 서동설화의 주인공을 무왕이라고 단정한 삼국유사 편찬자의 견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하지만 설화의 현존 구조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 가운데에는 서동 설화의 주인공을 무왕이 아닌 동성왕으로 비정하고 미륵사의 창건도 웅진기의 동성왕대에 의해 시작된 견해가 있었다"며 "이러한 기존의 연구를 토대로 백제의 익산 경영이 웅진기 동성왕대에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야마모토 타카후미 일본대학 교수

야마모토 타카후미 일본대학 교수

야마모토 타카후미 일본대학 교수는 "백제 말기 경영됐던 익산의 유적들은 동아시아 고대국가의 가장 성숙한 도달점을 보여주는 모델로 평가되며, 백제의 왕권강화를 가장 절실하게 도모한 시기에 조영된 시설"이라며 "미륵사지 사리장엄과 도성양식의 토기 사용, 도성제의 도입은 백제가 동아시아 각국이 지향했던 고대국가 단계에 도달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야마모토 타카후미 교수는 "사비 도성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건설됐던 도성과 도시가 바로 익산"이라며 "앞으로 익산의 천도사실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생활 흔적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완규 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최완규 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최완규 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은 "백제의 익산 천도는 삼국사기, 관세음응험기 기록을 통해 신뢰성이 확인됐다"며 "무왕대 왕흥사는 왕실주도로 왕도에 건립되는 사찰로 익산 미륵사(왕흥사)는 미륵신앙을 통해 왕업을 성취하고자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최 이사장은 "익산지역에는 왕흥사인 미륵사나 묘사인 제석사외에도 왕궁, 왕릉, 성곽 등이 완벽하게 남아 있어 백제 수도로서의 면모를 잘 살필 수 있는 자료들이 많다"며 "다시 말하면 익산지역은 고대 도성 체계의 완전성을 잘 갖추고 있는 백제 왕도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따라서 익산지역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함에 있어서도 가장 경쟁력이 있을 것을 확신한다"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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