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타 동굴.
■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큰 대륙이 만나는 곳 레바논. 그래서 이슬람과 십자군의 각축장. 로마시대에는 카톨릭, 비잔틴 시대에는 그리스도교, 7세기 이후에는 이슬람교가 널리 퍼졌다. 이때부터 레바논은 ‘종교 시장(市場)’으로 변모했다. 지중해 연안을 끼고 있는 나라. BC 3000년 전부터 페니키아인이 지중해안지대를 중심으로 타루스(현재 티레), 시돈(사이다)이라는 도시국가를 건설하면서 레바논의 역사는 시작됐다. 무역항인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가 천혜의 지리적 조건 때문에 바람 잘날 없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동서양이 가진 다양한 문화와 충돌하면서 레바논의 새로운 문화유산 밑거름이 됐다. 레바논을 한 꺼풀 벗기면 페니키아, 이집트, 그리스, 로마 등 무수한 고대문명이 드러나는 곳이다.
제이타 동굴 입구
■ 제이타(Jeita) 동굴! 베이루트에서 북쪽 20km 떨어진 나르 엘 칼브(Nar el-Kalb) 계곡에 위치하고 있다. 이 동굴은 아래쪽 동굴(Lower Grotto)과 위쪽 동굴(Upper Grotto) 2개의 석회석 동굴로 이뤄져 있다. 특히 아래동굴은 지하강이 있어 보트를 타면서 동굴을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동굴이다. 또 제이타 동굴은 크리스탈로 된 동굴로 이뤄져 있으며 아래동굴은 6천230m의 지하강(Dog River)이 흐른다. 그리고 지하강은 마치 장엄한 대성당을 만들어낸 것과 같이 위엄있는 석순과 종유석을 보여준다. 특히 고드름처럼 동굴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린 종유석을 바라 볼지라면 엉겁의 세월이 이 순간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동굴바닥에서 자라나는 석순, 석주 등에 마음을 빼앗기노라면 한 방울씩 물방울 소리에 깜짝 놀라 정적을 깨트리곤 한다.
■ 제이타 동굴 여행의 거점도시 베이루트. 기원전 4세기 이집트에서 발견된 설형문자와 성경에 ‘베니게’로 이름이 알려진 베이루트. 수 천 년 동안 지중해를 장악하며 부와 명성을 누렸던 중동의 파리이자, 중동의 보석이다. 도시 뒤로 솟은 레바논 산맥은 1년 중 300일 이상 태양빛을 흠뻑 받아 보석처럼 빛나고 겨울이면 담요처럼 포근한 눈으로 덮여 중동에서의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다. 베이루트는 레바논의 수도로 11~12세기에는 터키와 십자군 전쟁의 무대가 됐던 지역이다. 16세기에는 오스만투르크에 합병된 후 19세기까지 이슬람 세력이 지배했다. 그 후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면서 동서양의 다양한 종교화 문화가 충돌했다. 지금 베이루트 시내에는 아랍권 글씨 대신 영어 알파벳이 거리를 장식하고 코란 소리 대신 마돈나의 팝이 거리에 울려 퍼지고, 히잡이나 부로카를 쓴 이슬람의 여인 대신 서구화된 짧은 옷에 선글라스를 낀 여자들이 도시를 메운다. 비키니를 입고 수영하는 여자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중동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곳이다.
제이타 동굴 입구의 조각공원
■ 제이타 동굴 가는 길. 제이타 동굴 가는 길은 베이루트에서 북쪽으로 약 2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고속도로를 지나면 산등성이가 나오고 산길은 아찔한 계곡을 돌고 돌아 계곡 속으로 내려간다. 이 계곡이 나르 엘 칼브(Nar el-Kalb) 계곡이다. 저 계곡에 꽁꽁 숨어있는 중동 최대의 석회동굴이 궁금하다. 그 동굴은 차량으로 접근이 되지 않고 케이블카를 타고 동굴 입구까지 이동해야 한다. 케이블카가 움직이면 발밑에는 그리 크지 않은 계곡을 지나야 한다. 2대의 케이블카가 계곡을 오르내리며 방문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4~5분 정도 소요되는 케이블카가 계곡 위를 지나자 제이타 동굴 입구가 나타난다. 별로 크지 않게 보이는 입구는 콘크리트로 입구를 정리해 놨다. 자연과는 별로 조화되지 않는 모습처럼 보인다. 동굴에서는 사진 촬영을 금지한다는 푯말이 붙었다. 카메라의 후레쉬 불빛으로 동굴손상이 우려된다고 한다. 동굴 앞에는 선물점, 커피점 등이 있으며, 유달리 커다란 동상과 조각공원, 동물원 등이 있어 동굴구경 후 눈요기를 할 수 있다. 동굴탐사 후 조금 내려오면 꼬마기차가 기다린다. 동화속의 마을처럼 그런대로 운치가 있어 좋다.
제이타 동굴
■ 제이타의 상부(上部)동굴. 제이타 동굴에는 위에서 보는 동굴, 아래 지하강(江)에서 보는 동굴 두 군데가 있다. 위쪽 동굴은 길이가 750m에서 2천200m로 1958년 레바논의 동굴학자에 의해 발견됐다. 1969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입구에는 120여m에 이르는 사각형의 콘크리트 터널을 지나면 신비로운 석회암 협곡이 나온다. 위쪽 동굴은 석순모양이 신비롭다. 그리 크지 않은 동굴이지만 형형색색의 종유석과 석순이 호화롭다. 특히 동굴 천장에서 바닥까지 닿아있는 석순과 사람모양, 짐승모양의 종유석은 이색적이다. 잘 안내된 길을 따라 한 시간 이내면 동굴 내부를 관찰할 수 있다. 제이타 동굴은 입구에서 끄트머리까지는 계속 올라가는 길이다. 끄트머리에서 보면 동굴의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동굴 끝부분에 도착하면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게 막혀있다. 곳곳에는 안내인이 있어 동굴의 석순, 종유석을 만지지 못하게 한다. 손을 대는 모습이 보이면 ‘No Touch’를 연발한다.
■ 제이타의 하부(下部) 동굴. 위쪽에 있는 동굴에서 밑으로 몇 백m 내려오면 아래쪽 동굴이 나타난다. 아래쪽 동굴은 길이가 450m에서 6천200m의 동굴로 1836년 미국인 윌리암 톰슨(Willam Thomson)에 의해서 우연히 발견돼 1958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동굴 안에서는 약 600m에 이르는 동굴 내부를 배를 타고 동굴을 탐방하는 것이다. 조그마한 배에 약 10명씩 탈 수 있는 조그마한 보트에 질서정연하게 앉으니 보트는 동굴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배가 출발하자 동굴가이드가 손을 들며 “See you tormorrow”해서 모두가 웃는다. 동굴 속으로 들어 갈 때는 둥근 형태의 크지 않은 동굴이어서 처음 머리를 숙여야 하지 않나 걱정했으나 막상 동굴에 다다르니 머리가 닿을 염려는 없다. ‘배를 타고 감상하는 동굴탐험’ 후레쉬로 비추는 아름다운 동굴의 모습은 지상에서 걸어가며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동굴탐험의 맛을 보여주고 있다. 좁은 물길을 지나 갈 때는 머리를 조심하라고 동굴가이드가 말한다. 동굴 안에는 조그마한 모래톱이 있고 몇 척의 보트가 정박하고 있다. 5분정도 더 전진하니 갑자기 좁은 뱃길이 나타난다. 2~3척의 보트가 서로 길을 비키며 왕복하고 있고 더 이상 배가 전진하기가 어렵다. 그곳에서 회항하니 약 10여분 정도의 동굴탐험 시간이다. 비록 짧은 동굴탐험 시간이지만 천정에서 똑똑 떨어지는 물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석순, 종유석을 보트위에서의 감상은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이다.
세계 최대 로마신전인 발벡신전
■ 성경의 어원(語源)과 세계적인 발벡(Ballbeck)신전이 있는곳, 레바논. 베이루트시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에 비블로스(Byblos)라는 유적지가 있다. 그리스에서 파피루스 종이가 ‘비블로스’를 통해 에게해(海)로 수출됐기 때문에 파피루스를 그리스 이름인 ‘비블로스’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다. 성서를 뜻하는 영어 바이블(ByBle)은 파피루스로 만든 책을 뜻하는 ‘비블로스’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로마시대의 유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것이 발벡(Ballbeck)신전이다. 돌기둥의 높이가 약 20여m, 지름 2.4m로 웅장하다. 바닥에 깔린 주춧돌 높이가 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다. 규모뿐만 아니라 대리석 조각도 아름답다. 특히 이곳 발벡지역은 레바논 북동부 지역으로서 토지가 광대하여, 당시에 레바논과 시리아를 로마제국이 통치하기위한 중심지 역할로 이 신전을 건설한 것으로 생각된다. 발벡신전 인근에 현존하는 가공된 돌 중 세계에서 가장 큰 라제 스톤(Laggest stone)이 있다. 체적이 400m³, 무게 약 2천t으로 짐작되는데, 주춧돌로 사용됐으리라 추정된다. 이 돌은 사람이 움직이려면 몇 만명이 필요하다고 한다. 사람 크기와 비교하면 라제 스톤의 웅대함을 알 수가 있다.
발벡신전 앞 필자.
레바논의 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