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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최고 권위상인 '총화상' 수상.'
'조합설립 이래 최초 공판사업 600억 원 달성.'
익산원예농협 김봉학 조합장(61)이 지난 한 해 이룩한 성과다. 원예농협 역사상 최고의 금자탑이다. 하지만 김 조합장은 74명의 직원과 1천125명 조합원들의 수고와 노력 덕분이라고 애써 공을 돌린다.
김봉학 조합장은 그런 사람이다. 평생 농사를 지으며 농민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항상 직원과 조합원의 편에 서서 생각하고 행동한다. 선비처럼 조용하고 단아한 모습인 김 조합장은 농민이 잘살고 행복해지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김 조합장을 두고 직원들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매력인 '따농남'이라고 말한다.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농촌의 남자라는 뜻이다.
춘포면 대장촌에서 대를 이어 농사를 짓고 있는 김 조합장은 익산원예농협에서 수 십 년간 잔뼈가 굵은 '원협 맨'이다. 익산원예농협 이사 생활만 16년간이나 역임했다. 대의원과 이사를 지내며 10년 동안 조합장의 꿈을 키웠다.
"내가 조합장을 하면 좀 더 많은 수익을 농민에게 돌려 줄 수 있을 텐데…."
무려 10년 동안 준비한 김 조합장은 마침내 2005년 익산원예농협에 입성한다. 출근 첫 날 일성은 "빛과 같이 빠른 세상 변하지 않으면 도태 된다"였다. 조합원 모두가 잘사는 농협 육성을 위해 김 조합장은 '경제 사업'에 올인 한다. 익산지역 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산물 출하‧유통의 시작 역할을 하는 '공판사업'에 매진했다.
일주일에 2~3일은 새벽 4시에 목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익산원예농협이 운영하고 있는 공판장에 출근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농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결과 지금은 도내 최대 도매시장으로 성장했다. 군산‧김제‧서천‧대천‧광천 등 전국에서 물건을 사려고 상인들이 몰려오고 있다. 7년 만에 2배가 넘는 규모로 일으켜 세웠다. 지난 한 해 취급한 금액만 600억 원. 조합 설립 이래 최초로 달성한 쾌거다.
김 조합장의 욕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농산물(채소‧과일) 유통을 좀 더 강화하기 위해 2009년 농산물유통센터(APC)를 건립하고 익산지역 농산물을 수도권 등 전국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다. 연간 12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년 6~7억 원 정도 적자지만 김 조합장은 게의 치 않는다. 당초 유통센터 건립 취지가 조합원들의 수치가격을 높여주고 마음 놓고 농사만 지을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려 했기 때문.
'원협 맨' 김 조합장을 전문 경영인(CEO)으로 확고히 자리매김 시킨 건 신용사업. 인화동 본점과 부송동‧영등동‧동산동지점 등 4개 매장에서 수신고만 1천600억 원을 자랑한다. 대출은 1천100억 원. 익산농협 다음으로 수신고 규모가 크다. 전국에서도 성장 업적 1위로 꼽히고 있다. 연말엔 동부시장 오거리 부근에 새로운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익산원예농협 3개 지점은 신용사업 부문에서 모두 전북 지점 평가그룹별 5위 안에 들어간다. 도내 200여개 농협지점 가운데 예금, 대출, 보험, 카드 등 신용사업 전반에 걸쳐 평가해 매긴 순위다.
"다른 농협보다 직원은 적은데 도내 6개 원예농협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고, 여기저기서 벤치마킹하러 오고…. 이게 전부 74명의 직원들이 그 만큼 노력했다는 증거입니다. '세상은 변하는데 내가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우리 조합도 변해야 한다.' 이렇게 독려하다보니 직원들이 일치단결해 열심히 한 결과물인 것 같습니다. 7년 동안 믿고 따라준 직원들이 고마울 따름 입니다."
김 조합장은 직원들에게 한없이 다정다감하다. 말없이 미소로 격려해주고 어깨를 다독여 주는 모습은 영락없는 아버지나 이웃집 아저씨다. 하지만 팀장급(전무‧상무) 회의 땐 호랑이 조합장이다. 잘못한 점이 있으면 호되게 질책한다. 자연히 잔소리도 많아진다. 아무리 잘나가는 '원예농협'이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다. 잘하는 사람을 더욱 장려하는 '주마가편'타입이다.
"공판장에 가서도 직원들한테 쓰레기 주우라고 안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상주고 그래요. 대신 상무‧전무를 독려합니다. 그러니 단합이 잘되는 것 같아요. 제가 사람을 부리는 철학이죠."
이처럼 자상한 김 조합장은 통도 크다. 조합원들에겐 아낌없이 베푼다. 열심히 많이 벌어 농약‧비료‧미생물제 등을 보조해준다. 조합원 자녀 장학금도 1년에 5천만 원이나 지급한다. 가장 통 큰 부분은 조합원 교육비. 우수한 강사를 불러 작목반별로 5~6회 정도 현장교육을 한다. 이렇게 조합원의 교육과 복지를 위해 사용되는 교육 지원 사업비가 올해만 10억 3천500만 원이나 된다. 조합원 1인당 교육지원 예산은 전국의 농협 중에서도 가장 높은 편에 해당된다. 배당사업 역시 9억7천만 원에 이른다. 가장 많이 받는 조합원이 1천300만 원에 달할 정도로 조합원에게 이익을 환원한다.
오정숙 명창과 이리농악 중요무형문화재인 김형순 선생과 어울려 다니며 풍류를 즐기셨던 아버지 김병순 씨(작고)와 어머니 황화순 씨(82) 사이에 2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조합장은 30년 넘게 춘포면 대장촌에서 하우스농사를 짓고 있다. 1년 12달 정성껏 가꾼 농산물을 공판장에 출하하고 있어 공판장에 관련된 웬만한 사람은 전부 알고 지낸다.
조합장이 된 후 부인 이숙자 씨(57)가 1만 5천 평 정도 떠맡아 짓고 있다. 김 조합장은 힘들어하는 부인을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뿐이다. 큰 아들 주효 씨(33)는 인근 농협에서 일하고 있다. 차남인 주원 씨(30)는 할아버지의 끼를 물려받아 전남국립국악원에서 장구를 치고 있다. 며느리 유수희 씨 역시 학생들에게 국악을 가르치고 있다.
익산원예농협을 7년 만에 전국 규모 반열에 올려놓은 김봉학 조합장. 그는 어떤 조합장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걸까. 대답은 간단했다.
"나중에 손자 녀석들이 주위 사람들에게 '할아버지가 조합장 할 때 덕 많이 봤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으면 합니다." /우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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