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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 3번 연속 당선에 최연소‧최장수 조합장.'
익산 삼기농협 정세환 조합장(51)에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비교적 젊은 나이인 마흔 두 살에 조합장에 당선돼 9년 동안 '삼기농협'을 이끌고 있는 그는 항상 자신감에 차있다. 짧은 머리 스타일과 군살하나 없는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는 '왜 삼기농협이 잘나가는 농협'인지 금세 깨닫게 하고도 남는다.
2002년 취임 당시 다른 인근 농협과 합병 권고를 받은 정 조합장은 8년 만에 삼기농협을 경제사업 성장률 350%, 신용사업 성장률 210% 등 총 사업성장률 560%란 금자탑을 쌓았다. 이 같은 성장률은 농협 역사상 전무후무한 업적이라고 조합원들은 이구동성이다.
농협사업 참여 조합원에게는 2003년 2천만 원에서 2010년 1억 원의 출자배당을 했다. 사업 이용고배당 역시 2003년 1천800만원에서 2010년 1억2천만원을 되돌려 줬다. 자산 규모도 2003년 284억 원에서 2010년 6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실로 8년여 만에 이룩한 성장률이라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정 조합장의 일에 대한 욕심과 철학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정 조합장이 경제사업 활성화에 포커스를 맞춘 것은 품목은 3가지. 탑마루 고구마 전신인 '익산날씬이고구마'와 '고구마 종순', '탑마루 친환경쌀'. 이 상품은 오늘날 삼기농협이 '경제 농협'으로 우뚝 설 수 있는 모태가 됐다. 이제는 삼기농협의 3대 효자사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정 조합장은 사업 초창기 조합원들과 함께 해외 선진지 견학을 다녀온데 이어 홈쇼핑 판매, 생산자 계약재배, 농산물 유통 포장재 개선, 택배 발송, 각종 사업 설명회 등 눈높이 홍보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초창기 조합원들조차 "그게 무슨 돈이 되겠어"라고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정 조합장은 육군장교 출신답게 특유의 불도저식으로 밀고 나갔다.
"생산만 해 달라. 유통과 판매는 조합장이 다 알아서 할 것이다"라고 설득하며 유통과 마케팅에 매달렸다. 그 결과 해남‧여주에 빼앗겼던 고구마 원산지 주도권을 '삼기'로 돌려놓았다. 수치 가격이 10kg당 다른 곳은 3만원이면 '날씬이 고구마'는 3만 2~3천원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고구마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고구마 종순' 역시 전국 명성을 얻고 있다. 전국 60% 이상을 '삼기'에서 생산하고 있을 정도다. A급 우량 묘라 시장성이 높고 수입도 짭짤하다. 이는 고품질 고구마 생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탑마루 친환경쌀은 연간 20억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국 최초 자생조직을 갖춘 탑마루 친환경쌀은 지자체 보조 사업으로 선정돼 효자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익산시 100개 학교 서울 50개 학교가 익산 탑마루 친환경쌀 작목회에서 직접 생산한 친환경쌀을 먹고 있다. 또한 계약재배를 통한 전량 수매를 실시해 자체 브랜드 '서동 황토쌀'을 연간 40kg짜리 4만개 이상이 쌀 도매점과 무주구천동 등 전국 방방곡곡에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일주일에 3번 새벽 4시에 출발해 서울 50여 군데 급식소까지 배달해주려면 정말 힘듭니다. 하지만 몸은 깃털처럼 가볍습니다. 전 국민이 우리 삼기 농민들이 재배한 건강한 먹을거리를 먹는다는데 큰 보람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 조합원 지갑도 두툼해지고…."
유통과 마케팅에 자신감을 얻은 정 조합장은 인터넷 홈쇼핑 시장에 도전한다. 첫 출연 당시 입이 얼어붙을 정도로 떨렸다. 하지만 든든한 응원군인 1천150여명의 조합원과 22명의 직원이 뒤에 있다는 생각에 매끄러운 진행으로 주목을 끌었다. '날씬이 고구마' 반응은 뜨거웠다. 이 때 홈쇼핑 업계 일대 신화를 창조한다. 12번 출연해 무려 8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 당시 얻은 '날씬이 고구마 조합장'이란 별명도 훈장처럼 따라 다닌다.
다정다감한 성격의 정 조합장은 조합원을 위한 환원사업에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대학생 자녀를 둔 조합원 249명에게 올해 1억1천700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했다. 애경사 경조비도 해마다 700만원이나 지원한다. 이밖에 장수대학과 노인안과진료사업, 노래교실 등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해 '언제나 조합원과 함께하는 농협'을 만들어가고 있다.
"농촌형 농협은 생산자 조직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농협을 신뢰하고 사업에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합니다. 따라서 투명한 경영이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신용사업으론 한계가 있습니다. 지역농산물을 조직화‧규모화 시켜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제대로 영업을 해야 합니다. 삼기 농협은 그동안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겁니다."
정 조합장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 조합장은 농협은 농민이 자기 몫을 가져 오게끔 중간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잘라 말한다. 농민이 열심히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교육하고 홍보‧지도해 실익을 최대한 증대시켜야 '참다운 농협'이라는 것. 한 마디로 농협은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역할을 다해야 비로소 농민과 함께 미래로 나아 갈 수 있다는 게 정 조합장의 확고한 신념이다.
삼기면 기산리 교육자 집 안에서 태어난 정 조합장은 남성고와 원광대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가 92년 귀농해 농사를 짓고 있다.
평생을 참교육자로 보낸 아버지 정병산 씨(작고)와 어머니 윤정례 씨(81)가 일군 고향땅에서 농군의 소중한 땀을 새삼 느끼고 있다. 부인 정숙영 여사 사이에 연세대에 다니는 정솔과 정윤‧ 정보석(중2) 등 2녀 1남을 두고 있다.
'항상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하라'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정 조합장은 열심히 일한 만큼이나 상도 많이 탔다. 농산물유통개혁대상(2006)‧농산물품질경영대상(2005)‧종합업적 우수상(2006)‧제13회 전국으뜸농산물 전시회 대상(2004)‧농림부장관상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우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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