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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의 '눈물'
<21> 세계 7대 자연경관 후보,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KilimanJaRo)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1년 10월 04일(화)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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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 오르는 길.

킬리만자로 오르는 길.

◆ 킬리만자로에서 느림의 미학(美學)을 배운다.
뽈레, 뽈레, 천천히, 천천히.
킬리만자로에서는 모든 것이 천천히 움직인다. 아프리카의 적도에 있는 나라라 그럴 수 있겠지만 이곳 킬리만자로에서는 ‘빨리 가는 자(者)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제 페이스를 유지하는 자(者)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
아프리카의 최고봉 5천895m, 실제로 계속 이어지는 산맥 없이 홀로 서있는 산(Free standing)으로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이곳에 오르는 길은 꼭 구도자(求道者)의 길을 걷는 것 같다. 높은 곳에 오를수록 산소가 희박하기 때문에 반걸음 반걸음씩 걷는 것은 고소적응을 하기 위한 길이기도 하다.
100회 이상 킬리만자로에 올랐다던 현지인 가이드 ERASTO의 발꿈치에서 평온함을 느낀다. 저 발꿈치만 따라가면 정상에 오를 수 있을 텐데…. 천천히, 천천히 구도자의 길을 따라 아마추어 산악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봉 적도 아래에 있는 킬리만자로의 빙하를 향해 도전해 본다.

 

킬리만자로정상오르는길

킬리만자로정상오르는길

◆ 킬리만자로(KilimanJaRo)란!
킬리만자로의 뜻은 Kilima는 언덕, NjaRo는 빛난다는 뜻으로 ‘빛나는 언덕’, ‘빛나는 산’을 말한다. 킬리만자로의 정상엔 항상 눈이 덮여 있어 멀리서 바라보면 ‘빛나고 있는 산’이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인해 70~80%의 빙하가 녹아 내렸고 앞으로 약 20년 후면 전부 녹아내린다고 하니 아쉽다.
킬리만자로는 세로 50km, 가로 30km. 동쪽과 남쪽으로 타원형인 화산이다. 서쪽으로부터 시라봉, 키보봉, 마웬지봉 등 세 봉우리가 나란히 서있다. 중앙에 있는 키보봉이 최고봉이며 우후르피크(UhuRu Peak)라 부른다. 전체적으로 완만한 화산이며 적도에 있는 산으로 빙하가 있어 더욱 유명하다. 약 200만년부터 여러 차례의 복잡한 화산 폭발로 만들어져 용암이 겹치고 또 겹쳐 평원위에 거대하고 우뚝 솟은 모양이 됐다.
킬리만자로에 오르는 길은 마랑구루트와 마차메루트가 있으나 마랑구루트는 주고 산장을 이용하고 마차메루트는 캠핑장을 이용하게 되므로 일반인들은 주고 마랑구르트를 이용해 산에 오른다.
4천m에 오르면 고산 적응을 위한 훈련과 휴식이 필요하다. 마음 느긋하게 먹고 천천히 준비하는 자가 고산병을 이기고 킬리만자로의 정상에서 빙하를 바라보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킬리만자로 가는 길.
킬리만자로는 케냐와 탄자니아의 국경 지대에 걸쳐있다. 원래는 케냐지역 이었으나 1848년 독일인 선교사 헤르만이 발견하고, 1889년 독일인 메이어가 최초로 등정에 성공했다. 킬리만자로가 아프리카 최고봉 이라는 것을 안 당시의 독일 황제 빌헬륨 2세는 영국과의 협상 끝에 영국령 식민지인 케냐에 포함된 킬리만자로를 독일령 탄자니아에 편입시키고 국경선을 바꿨다. 지금의 케냐와 탄자니아의 국경선이 킬리만자로의 동쪽에서 복잡하게 휘어진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킬리만자로 가는 길은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양국의 국경 마을인 나망가(Namanga)까지 차량으로 약 3시간 정도 가야한다. 그곳에서 케냐의 출국 수속과 탄자니아 입국 수속을 받아야 한다. 원래 나망가는 한 마을이었으나 열강에 의해 두 나라로 쪼개지는 슬픈 사연이 있는 마을이다. 나망가에서 탄자니아의 2대 도시인 아루사를 거쳐서 킬리만자로의 여행 거점 도시인 모시(Moshi)로 들어간다. 모시는 킬리만자로를 여행할 수 있는 여행사 등이 있어 그곳에서 가이드, 포터, 요리사 등이 딸린 일행과 협의하고 며칠간의 킬리만자로 등정의 긴 여정이 시작된다.
특히 모시는 우리나라의 한산모시처럼, 실제로 모시가 생산되는 지역으로 우리의 관심을 끈다. 이곳에서 차량으로 1시간 정도 달리면 킬리만자로의 입구 마랑구게이트에 도착한다.

◆ 킬리만자로 등반의 시작점 마랑구(Marangu)게이트.
마랑구게이트는 해발 1천970m에 위치한 킬리만자로 입구로 입산수속 및 가이드, 포터, 요리사 등을 배정받는 곳이다. 또한 등산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겐 각종 장비를 대여해 주는 곳도 있으며 기념품 가게도 있다.
모시에서 마랑구게이트까지 가는 길은 계속 오르막길이다. 오르면서 킬리만자로 주민들의 생활상도 엿볼 수 있다.
마랑구게이트에서는 3군데 산장인 만다라산장, 호롬보산장, 키보산장에서의 수용 인원이 한정되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킬리만자로에 들어갈 수 없다. 그리고 킬리만자로에 들어가는 시간을 조절해 서로 겹치지 않게 한다. 또한 정상 등정이 목적이 아닌 방문객을 위해서 입산해 몇 시간 동안 주변 열대 우림을 트래킹 할 수 있으며 일정에 따라 만다라산장, 호롬보산장까지만 방문하고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킬리만자로에 입산하기 위해서는 꼭 현지 가이드 동반은 필수사항이다.
특히 정상 등반을 위해서 방문 산악인의 2~3배의 가이드, 포터, 요리사, 정상등반 동행요원 등이 따라다니므로 탄자니아 현지 주민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킬리만자로의 열대우림 속에서

킬리만자로의 열대우림 속에서

◆ 열대우림 속에 있는 만다라(MandaRa)산장.
킬리만자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마랑구게이트를 지나 만다라산장까지는 여름을 맛볼 수 있는 열대우림지역으로 거리는 약 8.2km에 달한다. 등반 고도는 약 750m정도로 3~4시간 정도 소요된다.
마랑구게이트 입구를 지나면 폭 3~4m의 완만한 정글지대를 지난다. 또한 킬리만자로 계곡을 흐르는 폭포를 바라보면서 삼림욕을 하는 기분으로 뚜벅뚜벅 걷는다. 열대우림은 그늘이 돼 선선하고 산행하면서 이곳저곳 구경하며 만다라산장으로 향한다.
해발 2천700여m에 있는 만다라산장은 삼각형 모양의 나무로 지은 집으로 전기는 태양열을 이용해 사용하고 있다. 10여명의 킬리만자로 산악인에rps 가이드, 요리사, 포터 등이 보통 20~30명이 따라 붙는다. 그러나 식사 시간이나 휴식처, 잠자리는 자연스럽게 산악인과 분리돼 있다. 아침저녁으로 세숫대야에 따뜻한 물을 끓여 갖다 주는걸 보면 괜시리 미안한 생각이 든다.

 

고갯길에서 바라 본 호롬보산장

고갯길에서 바라 본 호롬보산장

◆ 산 정상을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의 만남의 광장인 호롬보(HoromBo)산장.
만다라산장을 지나면 킬리만자로의 3대 봉우리의 하나인 마웬지정상을 바라보며 건조한 황무지대를 통과하게 된다. 이곳부터 나무의 높이가 낮아지는 지역으로 만다라산장에서 호롬보산장까지 거리는 약 11.7km정도. 소요시간은 약 6~7시간이다. 천천히, 천천히 반걸음씩 고도 적응을 하면서 올라야 한다. 등반고도는 약 1천m, 뜨거운 태양과 싸우며 한 시간씩 걷고 휴식을 취하며 마웬지봉을 친구삼아 정상을 향해 전진해야 한다. 그래도 마치 우리나라 산을 트래킹하는 것처럼 낯설지 않다.
가이드를 앞세우고 뽈레, 뽈레 (천천히, 천천히) 올라간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을 만나면 “잠보(인사)”를 교환한다. 내려오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에서 킬리만자로 정상 정복 성공여부를 알 수 있다. 내려오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도 산행의 즐거움이다.
산의 능선을 돌았을 때 멋있는 통나무 방갈로집이 산기슭에 나타났다. 산장은 계곡을 끼고 있으며 숲이 우거져 자연 경관과 조화를 이뤄 한 폭의 그림 같다.

 

호롬보산장과 키보산장의 중간에 있는 워터포인트

호롬보산장과 키보산장의 중간에 있는 워터포인트

◆ 세계에서 가장 높은 4750m에 있는 키보(Kibo)산장.
호롬보산장에서 고도 적응 훈련을 마치고 킬리만자로 정상 등반의 마지막 산장인 키보산장으로 향한다. 이곳부터 산소가 적기 때문에 벌써부터 두통 등 환자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호롬보산장에서 키보산장까지 거리는 약 10.1km, 등반 고도는 980m, 소요시간은 7~8시간 정도이며 고산 사막 지대를 통과하게 된다. 등반 중에 만나게 되는 응급환자 수송, 바퀴 하나달린 들것에 4명이 환자를 수송하는데 이곳에서 벌써 3명째 응급수송 환자를 만나게 돼 긴장 된다. 고소 적응 환자는 산소가 많이 있는 아래로 빨리 내려가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종종 목숨을 잃기도 한다.
고산 지대가 지나면 중간쯤에 마지막 샘(Last water point)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부터는 산 전체가 적갈색을 띈 화산색으로 덮여있고 풀 한포기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킬리만자로의 상징인 선인장과 비슷한 세네시오킬리만자리 군락지가 있다. 킬리만자로의 만년설과 세네시오킬리만자리가 어울려 대자연의 조화를 이루며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 킬리만자로 정상 오르는 길.
밤 11시 기상. 산소가 희박해서 그런지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야간 산행을 시작한다. 킬리만자로 산 정상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다. 따끈한 차 한 잔과 비스킷으로 간단히 요기 한 채 밤 12시에 정상을 향해 출발한다.
1차로 정상 초입인 해발 5천681m의 길만스포인트 까지 약 6시간 소요된다고 한다. 산소가 희박해 천천히 걷는다. 선두에는 현지인 베테랑이 인도하며 10여명의 등반대를 인도한다.
‘나의 목표는 정상이 아니라 정상으로 가는 과정이 중요했고, 4천750m의 키보산장까지 왔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다. 또한 ‘제주도 세계 7대 자연경관’ 홍보대사로 정상에서 프랜카드를 들고 캠페인 하라는 중책을 맡은 책임감도 한몫을 했다.
아무튼 킬리만자로의 달빛 배웅을 받으며 키보산장을 출발. 화산재 모래밭을 지그재그로 걸으면서 서로 힘내라고 위안했다. 해드렌턴은 앞사람의 신발을 비추고 발을 보면서 올라가는데 2~3시간 지나자 밤의 추위로 졸음이 밀려온다. ‘꼭 이렇게 올라가야만 하나’ 그것도 잘못하면 生을 걸어야 하는데. 뒤에는 검은 그림자의 마웬지봉이 지켜보고 있다. 벌써부터 2명의 낙오자가 생겼다.
약 3시간의 화산재 모래밭이 지나자 40~50°의 급경사가 나타났다. 앞으로 3시간 정도를 걸어 올라야 길만스포인트에 도착한다. 한국에서는 30분 산행에 5~10분정도 쉬는데 이곳에서는 천천히 오르지만 1시간 산행에 휴식을 취하니까 더욱 힘들어 그만 뒤로 쳐지고 주저앉고 말았다. ‘내 몸은 내가 아니까 어쩔 수 없다’ 나의 전담 가이드가 남아 걱정스레 바라본다. 그래, 시간에 관계없이 천천히 내 페이스대로 정상에 올라가 보자.
휴식을 취하고 서서히 길만스포인트를 향해 출발했다. 몇 걸음 걸으면 금방 숨이 차고 나의 가이드는 앞장서서 나의 숨소리에 발맞춰 천천히 가는 것이 매우 고마웠다.
검은 마웬지봉이 나의 발밑에 있음을 느낄 때 뜨거운 태양이 구름 위에서 붉게 물들고 있다. 킬리만자로의 일출 직전의 모습이다. 그리고 많은 바위의 모습과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가까이 들렸을 때, 킬리만자로의 초입인 길만스포인트에 새벽 6시경에 도착할 수 있다.

 

킬리만자로 정상초입인 길만스포인트에서

킬리만자로 정상초입인 길만스포인트에서

◆ 길만스포인트에서 최정상 5895m의 우후르피크까지 가는길.
길만스포인트에서 우후르피크까지 표고차는 약 200m,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길만스포인트에서 바라보니 화산구 반대 방향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이곳은 산소가 희박하기 때문에 걷기가 매우 어렵다. 길만스포인트까지 야간 산행 6시간으로 이미 탈진됐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 헉헉거리고 산소 희박으로 여기저기서 두통을 호소하고 토하고, 함께 동행한 설악산 종주 16회의 설악아씨도, 베테랑의 산악인도 고통을 삼키고 있다. 대부분이 인간 체력의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
분화구 주위를 돌아 정상 쪽을 계속 걸으니 거대한 빙하가 나타난다. 적도 부근에 눈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녹고 있는 킬리만자로의 눈물! 과연 저 빙하만이 눈물을 흘리고 있을까!
높이 10~20m, 길이 약 1km 늘어진 빙하를 따라 우후르피크를 향하는데 한쪽은 녹아내리는 빙하지대 반대 지역은 움푹 파인 화산구, 능선을 따라 계속 오르는데 이제는 더 오를 곳이 없다. ‘우후르피크’라는 팻말이 있고 ‘제주도 세계 7대 자연경관’ 성공 기원을 위한 기념촬영이 이어졌다.

 

킬리만자로 정상 빙하 앞에서

킬리만자로 정상 빙하 앞에서

◆ 킬리만자로의 빙하를 바라보며.
눈덮힌 킬리만자로....
그래서 ‘빛나는 언덕’이라 하지 않던가!
햇빛 쪼이는 남부 능선은 거의 녹고 일부만 남았다. 약 20년 후면 전부 녹아 없어질 운명에 처한 킬리만자로의 빙하. 햇빛 쪼이는 부분은 완만한 형태를 이루고 정상의 화산구 방향은 세찬 강풍으로 빙하를 깊이 파고들어 몸이 파헤쳐지고, 기둥이 생겨 빙하의 작품을 만들고 있다.
바람의 상처로 만들어진 거대한 자연현상을 바라보는 인간의 마음은 즐겨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지구의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바닷물이 넘치고 섬이 물에 잠기고 과연 치유방법은 없는 것일까! 지구는 우리의 것이 아니고 계속 물려주어야 할 유산인데. 20년 후 킬리만자로의 빙하가 사라지는 날, ‘빛나는 언덕’의 킬리만자로의 모습은 어떻게 될까!

 

세계7대자연경관 후보인 제주도를 투표합시다

세계7대자연경관 후보인 제주도를 투표합시다

◆ 킬리만자로 정상의 화산구(火山口).
킬리만자로의 정상은 마치 백두산의 천지처럼 가운데가 움푹 파이고 그 둘레를 봉우리들이 감싸고 있는 모습니다. 그러나 움푹 파인 가운데는 고인물이 없고 화산재와 모래, 바위들이 황량하게 널려 있다. 길만스포인트의 건너편에는 그리 크지 않은 10여m 정도 높이의 빙하가 화산구 쪽을 바라보고 있다. 비가 내리면 내릴 때마다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 같고 마치 이탈리아의 베수비오 화산과 비슷하다.
분화구 지름은 약 1km정도에 깊이는 300~400m 정도로 보인다. 킬리만자로는 화산이어서 산장 주위에도 화산재, 화산석이 많고 정상 오르는데도 화산재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화산구 바닥에 서로 맞대고 있는 커다란 바위가 인상 깊다. 아마도 봉우리에서 흘러 내려온 암석 같다.
화산구 내부의 황량함과 달리 능선의 바깥지역엔 빙하지대가 있어 서로 색다른 모습을 보인다. 능선에 사람들이 오갈 수 있는 폭의 길이 있고 바위와 바위 사이를 지나면서 분화구와 빙하지대를 조망 할 수 있는 아주 특이한 자연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은 모래스키를 타고 내려온다.
정상에 오르는 길은 상당한 고행 길, 산세도 험하거니와 40~50°의 경사와 모래, 바위를 올라가야 하고 게다가 산소까지 희박하니 악전고투의 연속이다.
그러나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달랐다. 우선 내려올 때보다 산소가 많은 것을 느낀다. 정상에서 느꼈던 산소 결핍은 특별한 약이 필요 없고 산소가 많은 아래동네로 하산하는 길 밖에.
언제 머리가 아팠느냐며 머리가 개운해지고 생기가 돋는다. 게다가 내려올 때는 화산재로 이뤄진 모래사막이 길게 넓은 도로처럼 있어 모래스키를 타며 하산할 수 있다. 비록 모래먼지가 휘날리지만 서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기분은 개선장군이 된 듯하다. 탈진된 몸은 제 스스로 회복하는 것 같고 그 탈진 원인이 체력고갈 뿐만 아니라 산소결핍이 함께 겹친 것으로 보아 ‘만병통치약은 하산’ 뿐이다. 그래서 4천750m의 키보산장에 머물지 못하고 3천700m 호롬보산장까지 내려가 난생처음 꿀 같은 깊은 잠에 들었다.

 

암보셀리공원과 킬리만자로

암보셀리공원과 킬리만자로

◆ 킬리만자로의 최대 전망 포인트는 케냐의 암보셀리(Amboseli) 사파리 공원.
케냐의 암보셀리 사파리 공원. 헤밍웨이가 이곳에 킬리만자로를 바라보면서 ‘킬리만자로의 눈’이라는 글을 썼던 곳이다. 이곳은 366km²의 대지 앞에 홀연히 서 있는 킬리만자로는 구름 속에 묻혀 흰머리만 내밀고 있다.
킬리만자로 북쪽 능선인지라 남쪽에 비해 그리 눈이 녹지 않고 하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세계에서 홀로 서있는 산으로 가장 높은 자태를 이곳 암보셀리에 다 드러내놓고 보이고 있다. 이곳이 최고의 전망 포인트인 것이다.
다시 한 번 눈 덮힌 정상을 바라보니 감회가 새롭다. 저 높은 산 정상에 내가 올랐다는 것이 흐뭇하고 그 거대한 위용에 다시 한 번 놀란다. 그 옆을 지키는 마웬지봉, 구름 속에 솟아나온 뾰족함 유럽의 고대 성(城)을 연상 시킨다. 길을 잃은 듯 어스렁거리는 하이에나, 목이 길어 슬픈 동물 기린의 모습에서 킬리만자로는 더욱더 환상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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