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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동 '정통쌈밥'
동일유업 박기옥 전무
동익산역 사거리에 ‘오렌지카운티’가 있다. 손님이 오면 때때로 차 한잔 나누며 상담을 마무리하기도 하고, 저녁 시간에 맥주 한잔 들기에도 부담이 없다. 그 길 건너편의 쌈밥집이 없어졌다. 몇 차례 이용한 터라 앞장 섰는데 점심 시간에 맞춰 가보니 건물이 휑하다. 잠시 당황했는데 한 분이 자리를 옮겼다는 ‘정통쌈밤’ 이정표를 찾았다. 다행이다. 조금 내려가니 깔끔한 식당이 보인다. 새롭게 단장하여 이전을 하였으니 실내도 단정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세면대가 마련되어있다. 눈 앞에 있으니 너도나도 들어가면서 손을 씻게 된다. 배려가 돋보인다. 안쪽에 마침 자리가 있다.
쌈채소를 맞이 할 준비를 마치고 자리를 잡으면 신선한 채소가 상에 가득 올라온다. 사실, 우렁쌈밥으로도 충분하지만 하던 대로 제육볶음을 추가했다. 쌈밥집이라면 등장할 만한 채소는 다 나타나는데 이름도 모르고 먹기만 잘 한다. 벽에 사진과 설명이 쓰여있으나 그때뿐이다. 쌉쌀한 맛, 달달한 채소를 몇 장 겹쳐서 우렁쌈장과 밥, 그리고 제육볶음까지 척 올려놓으면 한 입 가득이다. 깔끔한 찬들과 된장국까지 부족하지 않다. 채소는 욕심껏 겹쳐 먹기에도 넉넉하다. 논 일을 마친 뒤도 아니지만 막걸리 한 잔 어떠랴 싶다. 서동막걸리까지 더하니 분위기까지 달달해진다.
엊그제까지는 상추나 깻잎 정도가 쌈채소의 전부였다. 상추를 몇 장 겹쳐서 주먹만한 쌈을 한 입 가득 밀어 넣듯 먹었었는데, 이제는 겨자채, 청경채, 치커리, 파, 배추, 양배추, 케일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채소를 상위에 놓고 즐길 수 있으니 굳이 웰빙 식탁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몸까지 신선해지는 상차림이다. 인화동의 ‘정통쌈밥’은 마땅히 생각나는 음식이 떠오르지 않을 때 손쉽게 선택 할 수 있다. 유기농 채소를 푸짐하게 제공하니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밥상이다. 서로 먹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식욕이 더욱 생기는 요리로 쌈밥 만한 것이 있을까? 한때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가 좋다는 노래가 한 시절을 풍미했었다. 나는 푸짐한 쌈밥 맛깔나게 먹는 사람이 좋더라.
‘오렌지카운티’ 건너편 어느 건물에 공사가 한창이다. 그리움의 거리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42.195’란다. 카페 이름이 독특하다. 차 한잔 나눌만한 공간이 가까이 생기나 보다. 햇살이 따뜻한 날이든지, 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이든지 그리운 사람이 보고파지면 42.195킬로미터의 몇 배가 되는 거리라도 한걸음에 달려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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