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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 같아라
이한수 익산시장
어젯밤 달이 애기 가진 엄마마냥 불룩해 참 밝기도 합디다.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으라고 늦게나마 소원을 빌어 봅니다. 어릴 적 추석 때면 장날 어머니가 사오 신 추석빔 한 벌에 세상을 다 얻은 듯했습니다. 푸짐하게 전이 쌓인 부엌을 들락거리며 사촌들과 밤늦도록 놀았던 그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행복합니다. 요즘은 한가위의 추억이 사라지는 것 같아 명절을 쇠며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나 물가가 껑충 뛰어 차례상 장만과 가족 선물을 준비해 마음을 나누고 싶은 서민들 허리는 더욱 휘어만 갑니다. 올해는 수해를 입은 사람들과 소외계층에게는 더욱 힘든 명절이 아니었을까 걱정이 듭니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 침체로 사랑의 발길이 끊긴 곳이 많았다고 합니다. 지원의 손길이 대폭 줄어 독거노인과 보육시설 등의 후원금이 반토막 나 추석이 더 외로운 분들이 늘어난다는 소식이 연일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희망적인 뉴스도 있습니다. 우리시에 나눔과 봉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관내 민관협력 물품지원센터에는 지역 기업들의 기부가 잇따른데 힘입어 지난해에 비해 115% 상승해 8월 말 기준 총4만4천356건의 후원이 이뤄졌습니다. 또한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를 민간이 도와주는 긴급지원센터에는 관내 15개 업체가 참여해 출범 4개월 만에 400여 위기 가정에 희망을 주었습니다. 우리 시민들은 기업의 이 같은 움직임보다 한발 앞서 갔습니다. 지역의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활약을 하는 익산시 자원봉사자가 지난달 벌써 6만 여명이 넘어섰습니다. 우리 시민 다섯 명이 모이면 그 중 한명은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셈으로 전북 최고를 자랑합니다. 올해도 우리시 수해현장 뿐만 아니라 인근 시군 침수 피해가 발생했을 때도 긴급 복구에 앞장서신 그 분들이 바로 우리 시민입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사업에 실패해 죽을 거 같아 ‘이렇게 살다 죽으나 저렇게 살다 죽으나 어차피 인생이 똑같다면 평소에 못했던 남을 위해 조금씩 지원이라도 하다 죽자’라고 마음먹고 벌써 13년째 추석이 되면 햅쌀을 독거노인에게 드리는 동네 이장님도 있습니다. 면사무소에 조용히 수표가 담긴 이웃돕기 성금 봉투를 놓고 가신 그 분을 보며 직원들은 해마다 명절이 돌아왔음을 알게 된다는 이름 없는 선행가도 있구요, 작아진 옷과 안 쓰는 장난감, 책들을 챙겨 이웃에게 전해주는 엄마도 있습니다. 우리 시민들이 이렇게 나눔과 봉사에 참여하는 것은 유난히 부자가 많아 서거나 한가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꼭 자신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도 아닙니다. 나눔을 통해 행복을 만들고 그것이 자신을 위한 최고의 선물임을 아는 것입니다. 이 같이 작지만 ‘풀뿌리의 나눔’이 모아져 우리시에 희망을 꿈꾸게 합니다. ‘함께’라는 꽃을 피워 행복의 결실을 맺게 됩니다. 요즘 추석의 의미가 어릴 적 추석빔과 대가족의 훈훈함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우리네 인심 자체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덜도 말고 한가위 같아라’는 이제 내가 아닌 ‘우리 이웃’ 모두가 한가위처럼 잘 먹고 잘 입고 놀고 살았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으로 잔잔히 퍼져가는 것 같습니다. 올 추석에는 비가 와서 보름달을 못 보았다지만 그래도 우리시에는 희망의 보름달이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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