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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에서 항상 1, 2위를 다투는 곳, 그랜드 캐년. 전체적으로 붉은 빛을 띄는 ‘지질학의 보고’ 그랜드캐년의 협곡은 지층별로 회색, 초록색, 보라색 등 신비하고 독특한 색조를 띄어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그랜드캐년에서 자연의 웅장함, 그리고 감동. 수 억 년의 세월과 콜로라도 강(江)의 급류가 빚어낸 대 자연의 경이로움은 우주에서 보이는 지구상의 유일한 지형이기도 하다. 이곳은 ‘하늘이 내린 神의 걸작품’ 바로 그곳이다.
■ 그랜드 캐년 이란? 지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살아 숨 쉬는 자연사 박물관. 4억년이 넘는 세월동안 콜로라도 강의 급류로 인해 만들어진 대협곡 그랜드캐년은 계곡의 길이가 446km, 평균 폭이 16km, 해발은 약2,100~2,500m로서 계곡의 깊이가 약 1,500m에 이른다. 이 웅장한 협곡은 마치 거대한 미로처럼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다. 그랜드캐년은 콜로라도 강을 기준으로 사우스림(South Rim)과 노스림(North Rim)으로 나줘진다. 주로 많은 여행객이 방문하는 사우스림에는 그랜드캐년의 역사와 야생 동식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우스림에서 354km 떨어진 노스림은 해발 약 2500m로 사우스림과 온도차 등 기후가 서로 다르다. 이 웅대한 협곡은 1540년 금을 찾아 미국에 온 스페인 탐험대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웅장한 대 자연에 감탄해 스페인어로 ‘거대하다’는 뜻인 ‘그란데(Grande)’라 표현하여 오늘날의 이름인 그랜드 캐년으로 불리게 됐다. 미국은 1869년 남북전쟁의 영웅 파웰이 탐사단을 조직해 70일간 콜로라도 강을 따라 탐험한 뒤 세상 밖으로 알려지게 된 곳이다.

■ 그랜드캐년의 거점도시는 라스베가스. 네바다주에 있는 밤의 도시 라스베가스. 밤이 돼야 휘황찬란한 빛으로 활기를 띄는 빛의 도시다. 라스베가스는 카지노 뿐 만 아니라 연예, 유흥, 컨벤션 등 복합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처음엔 미국에서 유일하게 카지노를 즐길 수 있는 장소였으나 각 주마다 카지노가 합법화돼 라스베가스는 자구책으로 연예, 유흥, 컨벤션 등으로 발길을 돌려 오늘날에는 오히려 이 부분이 카지노 부분을 앞서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그랜드캐년 까지 약 480km정도. 버스로 5시간이 소요되고 비행기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한해 몇 백만 명이 찾는 그랜드캐년 탐방은 라스베가스 관광의 필수 코스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비행기나 헬기, 혹은 버스를 타든 네바다주의 라스베가스를 기점으로 출발하면 ‘사우스림’이라고 불리는 남쪽 절벽에서 관광을 즐기게 된다. 사우스림은 각종 인프라가 잘 준비돼 있고 노스림과 달리 사시사철 방문할 수 있으며 사우스림쪽의 풍광이 웅대하여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 하늘에서 본 그랜드캐년 (Grand Canyon). 라스베가스를 출발한 경비행기는 그랜드캐년 계곡을 향해 비행을 떠난다. 콜로라도 강물이 모여 큰 호수를 이루고 그 호수를 가로막는 세계적인 후버댐이 성냥갑처럼 작게 보인다. 콜로라도 강물과 호수가 맞닿은 곳이 특이하게 보인다. 파란 호수의 물과 황색의 콜로라도 강물의 만남. 어느 정도 황색물이 번지다가 마침내 파란 호숫물에 동화되는 모습. 예전에 봤던 아마존강의 황색강과 흑색강의 만남과 흡사했다. 비행기는 콜로라도 강을 따라 비행하고 있다. 붉게 낙엽처럼 펼쳐진 계곡, 넓은 평원에서 갑자기 낭떠러지가 된 절벽, 기묘하고 웅대한 협곡이 바로 밑에 보인다. 예전에 탔던 경비행기는 바닥이 투명해 좌석 밑을 바라보면 아찔했다. 경비행기 조종사는 좌우로 날개를 흔들며 나에게 사진을 찍으라고 했다. 계곡 밑을 내려다보니 인디언촌 그리고 폭포, 끝없이 펼쳐지는 거대한 협곡이 한편의 파노라마처럼 밀려오고 있었다. 생의 마지막, 기나긴 여행을 떠날 때 만날 수 있는 그런 곳 같았다.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길, 그런 길이라 생각됐다.

■ 그랜드캐년에서의 최고 인기 지역은 마더포인트(Mother Point). 마더포인트는 국립공원 사업 서비스의 초대 책임자의 이름을 딴 곳으로 그랜드캐년에서도 메이저급의 뷰포인트인 곳. 해발은 2,170m 정도로 이곳은 절벽에서 튀어나온 암석위에 난간이 설치돼 있어 그랜드캐년의 멋진 절경을 한 눈에 바라 볼 수 있다. 특히 일출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뷰포인트로 지층의 색깔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그랜드캐년 비지터센터에서 몇 분 거리에 있어서 접근성이 매우 좋은 곳이다. 비지터센터는 지역 셔틀버스의 종착점과 시발점이 되고 있으며 조그마한 박물관도 있다. 특히 박물관 안에는 그 당시 콜로라도 강을 탐험했던 보트가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그리고 그랜드캐년에 대한 각종 지층표시, 사우스림과 노우스림의 기후 변화 비교, 표고차 등을 전시하며, 안내인이 설명하고 있다. 선물가게가 있으며 그랜드캐년 관광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 그랜드캐년 절벽 주변을 산책하는 림트레일(Rim Tralil). 림트레일은 그랜드캐년 절벽 주변을 산책하며 각각 다른 그랜드캐년의 웅대한 대 자연을 바라보는 것이다. 안전펜스도 없이 천 길 낭떠러지 절벽 주변을 산책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주변에 안내도로가 있어 주의만 하면 별 탈 없이 산책할 수 있다. 브라이트 엔질 롯지(Bright Angel lodge)등 숙박시설이 모인 셔틀버스 정류장을 기준으로 웨스트림과 이스트림의 양 방향으로 트레일이 뻗어 있다. 웨스트림 쪽 트레일을 허밋루트, 이스트림쪽을 빌리지루트하고 부른다. 마더포인트에서 그랜드캐년 주변 산책을 시작했다. 약 1.1km 지나면 야바파이포인트(Yavapai point)와 박물관이 나타난다. 이곳은 저녁 무렵 해넘이(Sunset)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붐비며 박물관에는 각종 화석 등이 전시돼 있다. 야바파이포인트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그랜드캐년의 모습을 바라보며 약 3.0km 걷다보면 종착점인 브라이트 엔젤 롯지가 나온다. 중간에 룩아웃(look Out)스튜디오, 콜브(Kolb)스튜디오에서 쉬면서 그랜드캐년을 감상할 수 있다. 약 1시간 남짓 걸을 수 있는 거리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랜드캐년의 대 자연의 맛을 흠뻑 느끼며 산책하고 있다. 중간에는 그랜드캐년을 설명하는 표지판이 있으며 앙증스러운 다람쥐가 여행객과 함께 어울리고 있었다. 오전에 세차게 내리던 비는 사라지고 환한 모습의 그랜드캐년은 많은 사람들을 그렇게 반기고 있었다.

■ 그랜드캐년 계곡 속으로 내려간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장엄한 그랜드캐년. 또 한편으로는 밑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그랜드캐년의 모습을 감상하고자 그랜드캐년 계곡 속으로 내려간다. 가장 유명한 코스인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Bright Angel Trail)을 택했다. 위(Rim)에서 바라보면 가느다란 실같이 생긴 길이 바위 사이사이를 휘감고 내려가 계곡 속에 인디언 가든을 지나고 끄트머리 콜로라도 강까지 이어지고 있는 선이 바로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 코스이다. 콜로라도 강까지는 왕복하려면 1박해야 하는 기나긴 코스라 인디언 가든 까지만 하루에 왕복하기로 하고 출발했다. 내려가는 길이 7.4km, 왕복이 14.8km 이니까 보통 6시간~9시간이 소요되는 코스로 약 40℃에 이르는 계곡 더위가 걱정이 됐다. 인디언 가든에 대한 호기심과 올려다보는 장엄한 그랜드캐년의 기대 때문에 막상 떠났지만 더위에 쓰러져 누운 경고 포스터와 계곡을 내려가다 마주친 친절한 아주머니 왈 “물과 음식은 준비 되었느냐?”, “어디까지 가느냐?” 물으며 인디언 가든 까지는 늦게 출발(오전9시)했으니 포기하라고 열변을 토한다. 아무튼 가는데 까지 가보자고 발걸음을 옮겼다. 폭이 1~3m의 산길을 처음에 내려오는데 낭떠러지가 있어 공포를 느껴서 안쪽으로 붙어 내려오기 시작 했다. 내려오는 산길은 마른 흙먼지가 일어나고 되돌아가는 사람들은 땀에 흠뻑 젖어 누워서 쉬는 사람도 있었다. 첫 휴게소(Rest house)까지 약 2.4km, 약 40~50분정도 소요되고 물이 준비돼 있다. 두 번째 휴게소를 향하는데 더위로 인해 조그마한 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다람쥐가 다가와 아는 체 한다. 도망가지 않고 주위를 맴돌며 피곤한 이방인에게 기쁨을 안겨 준다. 두 번째 휴게소까지 4.8km, 저 멀리에 인디언 가든이 보인다. 계곡 속을 내려올수록 숲과 나무가 무성해지고 뒤를 바라보니 웅대한 그랜드캐년의 절벽이 바라보고 있다. 내려오는 경사도가 완만함을 느끼고, 길 양옆으로 선인장이 많이 서식하고 있을 때 인디언 마을에 도착함을 느낄 수 있었다. 몇 채의 집이 있고 그곳에는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 인디언 가든까지 7.4km, 2시간 30분이 소요되었으며 인디언 가든에 도착하니 많은 여행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 그랜드캐년 계곡 속에 있는 인디언 가든에서. 고향처럼 느껴지는 인디언 가든의 고목나무. 편안함을 안겨 준다. 고목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하며 간단한 식사를 했다.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던 할머니가 생각난다. 시원한 물에 몸과 마음을 씻는다. 많은 선인장과 몇 채의 가옥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뙤약볕에 지친 이방인들은 자리를 뜰 줄 모른다. 벤치에 누워볼까 했지만 그랜드캐년 정상에 오를 시간이 다가온다. 그냥 이대로 이곳에서 한없이 푹 쉬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떠나야 한다. 저 천 길 낭떠러지 꼭대기에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야 한다. 이곳 인디언 가든에서 커다란 기(氣)를 받고 힘차게 전진해야 한다. 2시간 30분정도 내려왔으니 올라가는 길은 2배 이상, 즉 5시간 이상 소요되는 길이다. 계곡 속에서 그랜드캐년 정상을 바라본다. 장엄한 절벽이 앞에 서 있다. 다가오는 웅대함 보다 언제쯤 저 정상에 도달할까 걱정이 된다. 온도는 40℃를 가리키는데…. 오르는 길에 길동무가 생겼다. 산길에서 만난 독일인 부자(父子). 1박 2일로 콜로라도 강까지 가서 야영을 하고 산에 오르는 중이라 했다. 우린 길동무가 돼 지루하지 않게 산행을 즐겼다. 독일의 검은숲, 그리고 이곳 그랜드캐년과 우리의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 후보라며 이야기 했다. 중간에 휴게소에 함께 들러서 휴식을 취하며 올랐다. 먼 발치에 동굴 바위가 보였을 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기어이 올라왔구나! 40℃ 뙤약볕에서 인디언 가든을 출발한지 5시간 만에 정상에 도달했다. 총 8시간 걸친 그랜드캐년 계곡 속 산행, 올라와서야 몸이 탈진됐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웨스트림(West Rim)의 각 지역 포인트와 종착점인 허미츠레스트(Hermits Ret)를 간다. 브라이트 엔질 롯지에서 서쪽으로 각 포인트를 탐방하는 길을 허미츠 루트(Hermits Route)라 부르며 걸어서 가거나 각 포인트마다 들르는 셔틀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이번에는 셔틀 버스를 이용해 각 포인트마다 들르는 길을 택했다. 각 포인트마다 그랜드캐년을 조망하는 지점이 달라서 느낌이 다르다. 특히 이곳은 계곡을 흐르는 콜로라도 강이 잘 보이며 옛 탐험가들이 그랜드캐년에서 강까지 내려갔던 트레일(Trail)도 보였다. 처음에 들른 파웰포인트(Powell point)는 처음 콜로라도 강을 탐험한 파웰의 기념탑이 전망대에 서 있으며 불쑥 튀어나온 암벽으로서 그랜드캐년 주위를 조망하기 좋다. 호피포인트(Hopi point)와 모헤브포인트(Mohave point), 피마포인트(Pima point) 쪽으로 이동하면 콜로라도 강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탐험가들이 콜로라도 강으로 내려가려고 애쓰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들어온다. 어떻게 이 계곡을 내려갔을까? 마지막 종착지인 허미츠레스트(Hermits Rest)에 도착하니 1914년에 지어진 인디언풍의 석조 건물이 반긴다. 돌로 만든 대문에 종이 메달리고 허미츠레스트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이곳에도 계곡 속으로 내려가는 ‘허미츠트레일’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잘 이용되지 않고 있다. 간단한 음료와 선물가게가 있으며 브라이트 엔젤 롯지에서 이곳까지는 셔틀버스로 20~30분 소요되며 해질녘에는 해넘이도 감상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가에는 야생 사슴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으며 그랜드캐년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거대한 자연과 함께 하는 그랜드캐년의 해넘이(Sunset). 그랜드캐년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해넘이. 해가 서쪽으로 기울면서 달라지는 빛과 색과 그림자가 어우러져 절묘한 대비가 그랜드캐년을 더욱더 장엄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스트림(East Rim)쪽에 있는 선셋포인트인 야키포인트(YAKI point)로 해질녘 무렵에는 많은 인파가 모여들고 있다. 하루의 피곤함을 잊은 채 저 그랜드캐년 능선 속으로 넘어가는 붉은 태양의 장렬한 모습을 바라보고자 할 것이다. 절벽 위 바위 끄트머리에 앉아 좌선을 하며 상념에 들어간다. 하루 종일 구름 속에 갇힌 태양은 제 모습을 모여 줄까 반신반의 하면서 말이다. 각국에서 온 많은 사람들은 이 순간만은 한마음 일 것이다. 그랜드캐년 능선과 구름 사이에 찬란한 햇빛이 우리에게 비취 주기를. 구름 사이로 햇살이 얼굴을 삐쭉 내밀 때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수없이 봐온 햇빛이건만 지금 이 순간 저 거대한 능선과 구름 사이에 걸쳐 있는 장엄한 태양은 그랜드캐년의 신비함과 장엄함을 더욱 더 환상적으로 나타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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