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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출신 '황기석 익산소방서장'
"시민 속에 들어가 함께 일하는 소방서 만들 터"
시민과 호흡하고 시민의 아픔을 덜어주는 '친근한 서장' 꿈
"기본 업무 충실할 수 있도록 즉각 반응태세 갖춰 총력대응"
우리나라 재난안전·응급대응 시스템 제도화 일생일대 사명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1년 08월 11일(목)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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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취임한 황기석 익산소방서장은 항상 여러 가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변호사 출신 서장, 최연소 소방서장, 법률전문가, 시민과 함께하는 가족 같은 서장, 소방법령의 달인 등. 황 서장이 이 가운데 가장 듣고 싶어 하는 수식어는 시민과 호흡하고, 시민의 아픔을 덜어주는 '친근한 서장'이다.

불혹을 갓 넘긴 마흔 한 살에 31만 익산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익산소방서 수장에 취임한 황 서장은 젊은 서장답게 항상 재난 현장의 최전방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취임식을 마치자마자 수해현장에 달려가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쏟았다. 또 물 폭탄을 맞은 정읍지역에 소방차와 장비 등을 긴급 지원했다.

재난 피해 발생 시 즉각 반응을 통한 총력 대응 태세를 갖춰 시민의 안녕을 지켜낸다는 게 황 서장의 철학이다.

취임 한 달을 맞은 황 서장을 10일 오전 10시 집무실에서 만났다. 

 △익산에 오자마자 수해현장에서 바쁘게 보냈는데…. 취임 한 달 소감은.

-수해로 망연자실하고 있는 우리 농민들을 보고 두 손 놓고 앉아 있을 수만 없어 모든 방법을 동원해 도왔다. 그렇게 어느덧 취임 한 달이 지났다.

서장으로 취임할 때 두려움도 없지 않았다. 대원들과 가까이서 호흡하면서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일 잘하는 대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어떻게 뒷바라지 할까 등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대원들과 몸을 부대끼며 생활하다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우리 247명의 대원들이 있으면 무엇이든 척척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신뢰감이 형성됐다.

모든 지휘관은 스타일이 있는데 나는 '참모형'에 가깝다. 리더십 스타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참모형·지휘관형' 양수겸장을 지닌 소방 행정관이 되어야 할 것 같다.

△흔히 소방서하면 화재예방과 진압활동만 하는 줄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든다면.

-위급하다고 생각되면 어디든 출동한다. 화재 예방과 진압은 물론이고 구조·구급 업무를 보고 있다. 납치나 자살 등 위급상황 발생 시 위치추적에 따른 구조와 안전을 위한 생활민원처리를 맡고 있다. 그리고 각종 민원과 인허가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참으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직원 규모는.

-소방서와 119안전센터 7곳, 119지역대 6곳 등 모두 247명이 일하고 있다. 또 읍면동 지역의 파수꾼인 의용소방대 700명 등 모두 1천여 명이 가족처럼 지내며 시민의 안녕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첫 일선 지휘관으로 나왔다. 경영 마인드가 있다면.

-'입장을 바꿔 생각하라'고 늘 대원들에게 말한다. 민원이나 응급 상황에 처한 시민의 시각으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당하는 시민 입장에선 5분, 10분이 50일 100일처럼 길게 느껴질 수 있다. 민원 업무도 마찬가지다. 민원처리가 상당기간 늦어질 경우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결론적으로 '시민을 섬기는 소방공무원'이다. 수해 현장 투입도 지역민 입장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열과 성을 다해 도운 것이다. 

△어떤 소방서장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익산 시민과 호흡하고 생활하는 소방서를 만드는 게 목표다. 그동안 민관이 분리되어 시민들을 위해 일했다면 이젠 시민 속에 들어가 함께 일하고 싶다. 대원 70%가 익산시민이다. 시민의 입장으로 돌아가 시민과 함께 어우러지며 친해지려고 노력할 생각이다. 

△무슨 노력을 하는가.

-얼마 전 119안전·안심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적장애인 생활시설인 ‘덕암’을 찾아 청소, 이발, 전기·가스 안전점검과 기초건강체크 및 소화기 보급 등 봉사활동을 하였다. 작은 도움이지만 함께 마음을 나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을 느꼈다.

또한, 앞으로 익산시자원봉사센터와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계획된 자원봉사가 아니라 응급상황이 발생해 긴급하게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는 곳에 소방대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출동할 계획이다.

그리고 화재예방과 응급처치 교육 등 소방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규제 행정이 아닌 '서비스 소방행정'을 펼치겠다. 기업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영업할 수 있도록 원하는 시기에 응급처치교육도 받고 안전점검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싶다. 

△변호사 출신 소방관인데 앞으로 계획은.

-미국 9.11 테러를 모델로 삼아 우리나라 재난안전 및 응급대응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고 싶다. 자연재해를 포함한 각종재난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119안전시스템'을 제도화하고 정비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소방법 연구' 책을 쓰고 싶다. 현장에서 배운 것을 접목하여 소방시설에 대한 법 해석 적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담을 예정이다. 한 3~4년 걸릴 것 같다.

△시민들에게 당부 말씀.

-허위 신고로 화재 출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칫 다른 귀중한 생명을 잃게 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므로 자제해 주면 고맙겠다.

그리고 응급실에 이송해주는 구급대원에게 폭언하고 심지어 폭행까지 하는 시민들이 간혹 있다. 긴급 상황 출동 차량에게 길을 잘 양보해주지 않는 운전자들도 있다.

아파트 소방차 라인에 무의식적으로 불법 주차하는 차량들도 많다. 이 모든 것을 잘 지켜줄 경우 귀중한 타인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걸 명심해주길 바란다.

△취미와 가족관계는.

-딱히 취미라고 말할 게 없다. 소방 업무라는 게 항상 긴장하고 대기하는 상태라 여유 있게 무엇 하나를 즐길 시간이 없다. 굳이 말하자면 독서인데, 얼마 전 '빅 픽처'를 감명 깊게 읽었다.

가족은 익산출신인 아내 이정은 씨(37) 사이에 주협(5)이를 두고 있다. 아내는 지금 장모님과 함께 귀금속제조업체인 '이호상사'를 경영하고 있다. 아내 뱃속에 5개월 된 '둥둥이'(태명)가 있다.

/우창수 기자 

황기석 서장은 누구?

변호사 출신 '소방 관련법령' 전문가

고창 무장면 출신이다. 가정 형편상 고창 영선고를 졸업하고 전북대법대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고교 시절 3년 전액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수재였다. 이 때 공부하는 '참 맛'을 알았다.
군대 제대 후 31세에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독일전이 열린 6월 25일 시험을 치렀다. 사법고시 44회, 사법연수원 34기다. 연수원 시절 자치회 총무를 맡았다. 송파구청 박춘희 청장이 당시 회장이었다.

소방공무원 입문은 2005년 8월 1일. 행정 공무원 5급상당인 소방령에 특채됐다.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해 한창 바쁠 때 미국 9.11 테러를 보고 인명을 구하는 이 직업이 엄청 보람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때맞춰 아버지가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으나 119 구급차를 이용해 목숨을 건지는 일도 소방제복을 입게 한 동기다. 아버지 황치운 씨(77)와 어머니 양삼례 씨(73)는 고향마을을 지키고 있다.

소방공무원 첫 발령지인 경기도 소방본부 상황팀장 근무 시 군포삼일빌딩 화재로 잠을 설치기도 했다. 이어 오산화성소방서 방호예방과장, 소방방재청 소방기획팀, 전북소방본부 소방행정과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중앙에서는 주로 법령 업무를 담당했다. 소방 관련 법령을 자문하거나 초안했다. 제도 개선에도 관여했다. 앞으로도 중앙에서 법령 관련 업무를 맘껏 펼치고 싶은 게 황 서장 생각이다.

현장에 내려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탁상행정보다는 현장에서 대원과 호흡하며 주민들 생각을 듣자는 취지에서다.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창수 기자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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