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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승철 전북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원장
지난 5월은 우리에게 정말 잔인한 달이었다. MB정부가 LH를 경남으로 일괄 배치키로 결정한 5월 16일은 공교롭게도 5.16쿠데타가 감행된지 5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그날 우리는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이명박 정부가 제2의 쿠데타를 감행했다”고, “민주주의와 국가균형발전은 이 나라에는 없다“고 목이 터지도록 피맺힌 절규를 토했건만 돌아온 건 공허한 메아리였다. 한마디로 200만 전북도민은 입술을 질끈 물고 피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사실 우리 죄라면 지난 민선5기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도지사후보에게 18%라는 많은 표를 준 죄와 우리 전북 몫인 토지공사분만 달라고 외친 죄밖에 없는데도 이 정부는 지난 2년여 기간 동안 LH분산배치를 바라는 도민의 염원을 깡그리 뭉개버렸다. LH유치 무산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지역균형발전을 무시하고 분산배치하기로 한 당초 약속을 뒤집은 정부와 한나라당에 있다. 하지만 LH유치과정에서 드러난 집행부의 ‘5대부재’(전략부재, 소통부재, 정보부재, 홍보부재, 협상부재)도 큰 몫을 했다. LH를 경남에 통째로 내주게 된 가장 결정적 이유는 도집행부의 ‘전략부재’이다. 도의 분산배치안은 여러 차례 재검토를 거쳐 전략을 수정할 기회가 있었다. 예컨대 국토부장관은 지난해 신년인터뷰에서 “협의가 안 될 경우 국가가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하며 일괄이전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정운천 전 총리 역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LH공사는 원칙적으로 일괄이전이 맞다“며 일괄배치설을 확실히 했던 것이다. 이처럼 이미 2009년부터 정부입장이 분산배치와 일괄배치의 병행검토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도집행부는 오락가락하는 정부인사의 말만 믿고 분산배치만을 밀어붙였던 것이다. LH유치 무산의 원인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일방통행식 ‘소통부재’ 및 ‘정보부재’이다. 특히, 정보부재는 LH유치무산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LH이전 관련 중요정보를 경남지역 및 중앙언론을 통하여 접한 후 대책마련에 부산을 떨었던 것은 대표적인 반증이다. ‘우물 안 개구리식’ 홍보력도 문제였다. LH이전 결정과정에서 전라북도는 비단 정치력의 열세뿐만 아니라 중앙언론에 대한 이슈화에도 실패했다. 도가 분산배치에 대한 대 중앙언론 홍보를 통해 범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여 전체 국민 여론에 호소했더라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고 본다. 전북을 제외한 대국민 언론홍보를 위해 도가 한 일이 도대체 무엇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전라북도가 제몫조차 지키지 못하고 모조리 다 빼앗긴 것은 ‘협상부재’가 큰 몫을 했다. 정부는 지난해 2월 LH공사 일괄배치를 토대로 한 기능간 빅딜안(건설기능군-농업기능군 맞교환)을 제시했다. 일부에서는 공청회를 열어 의견수렴을 하자고 제안했으나 전라북도는 분산배치안을 밀고 나갔다. ‘모 아니면 도’식으로 분산배치 아니면 안 된다는 벼랑 끝 전술로 일관한 결과 전부를 잃고 만 것이다. 전국 혁신도시 이전승인 후 통폐합된 기관은 모두 18개, 이중 12개는 LH공사처럼 애초 이전지가 달라 지자체간 분쟁에 휘말렸다. 그러나 LH공사처럼 제몫을 고수하려다 다 빼앗긴 사례는 없다. 전라북도가 소위 ‘관제데모’식 대 정부 압박으로 퇴로를 차단한 채 분산배치를 고집하여 얻은 게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어차피 정부가 경영 효율성을 들어 일괄배치를 한다고 결정한 이상 유연한 협상력을 발휘하여 정부로부터 최대한 많은 양보를 얻어 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지금까지 언급한 5가지 문제점 이외에도 LH이전이 결정되는 시점에서 갑자기 터져 나온 삼성과의 MOU발표도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했고 분산배치의 명분을 약화시켰다는 비난을 자초한 일이다. LH일괄배치가 결정된 후 도민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것은 한 사람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데다가 전라북도가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라북도는 지금이라도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는데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시민단체가 요구하듯이 LH유치 무산을 낳은 행정시스템을 과감히 개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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