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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옥의 미식기행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1년 05월 30일(월)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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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무안세발낙지

 

동일유업 박기옥 전무

동일유업 박기옥 전무

여름이면 생각나는 그룹이 있다. 1년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이며, 그들과 1박2일간의 무안 여행이다. 일단, 광주로 향했다. 공항에서 기다리던 이들과 합류하여 고속화도로로 무안 가는 길은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무안CC 인근의 숙소에 여장을 풀고 시작한 게임이 해질 무렵 끝나가는데 저녁 식사자리로 청한 곳은 낙지 전문점이었다. 세발낙지부터 시작한 저녁자리는 주위가 아득한 어둠으로 지척을 분간하기 어려워질 때까지 이어졌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친구까지 세 명이 익산에 도착한 것은 6시가 다되어서다. 영등동 우남그랜드타운 상가에 있는 ‘목포무안세발낙지’에 들어서니 마음씨 좋아 보이는 아주머니가 여전히 환한 미소로 맞이한다. 일행 중 처음이 아닌 친구는 너스레를 떨며 아는체하느라 바쁘다. 일단, 산낙지를 주문한다. 꿈틀거리는 녀석들이 조각난 채로 바쁜데, 누구는 기름장에 누구는 초장에 찍어먹는다. 처음 찾는 외국인들이 산낙지 통째로 먹는 것을 보며 기겁 할만도 하지만, 뻘낙지라 힘이 좋다며 많이들 자시라는 주인 설명을 들으니 더욱 맛이 난다. 뻘 내음이 몸을 감싸며 힘을 더하는 듯 하다. 낙지호롱도 좋고, 낙지초무침에도 군침이 넘어간다. 연포탕은 저녁에도 잘 어울리지만 다음날 속 풀 때도 너무 훌륭하지 않은가? 눈썰미 좋은 친구가 문어를 발견하고서는 숙회 한 접시를 청한다. 낙지를 도마에 올려 탕탕 치며 아주 잘게 썰어서는 노른자를 동동 띄운 낙지탕탕에 뜨거운 밥 한 공기 넣고 초장까지 더해 쓱쓱비벼놓으니 눈 깜짝 할 사이에 먹어치우는데, 여러 가지 비빔밥 중에서도 그 독특함이 별난데다가 맛까지 뛰어나니 별미다. 이제는 해가 길어져서 낙지, 문어와 한참을 씨름했는데도 밤이 깊어지려면 조금 더 있어야겠다.
수덕여관에 갈 참이다. 정호승의 수덕여관을 읽노라면 지금은 전시하는 곳으로 면모를 바꾸어 잠을 잘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곳 샘물 한 바가지 들이켜야 만 할 것 같다. 수덕사 길을 걷고, 길가에서 나물 파는 이들을 보며, 맑은 곳에서 깊은 숨을 쉬다가 여관 툇마루에 앉아 보련다. 햇볕이라도 비추어 졸음이 몰려오면 잠시 기둥에 기대어 쉬어야겠다. 어둠이 내리기 전에산당화 붉은 열매와 붉은 꽃을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한낮 더위가 자취를 감출 만큼 내리는 비에 종일토록 어둡고 쓸쓸하지만 수덕여관 샘물 한 바가지 퍼서는 입술도 얼굴도 적시면 힘이 나려는지……  기다리던 전화는 와 있으려는지…… 수덕여관에 다녀 올 저녁 밤이 기다려진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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