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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익산갑) 이춘석 의원
이른바 ‘서바이벌 프로그램’ 전성시대다. 가수, 요리사, 디자이너는 물론이고 심지어 모 방송사에서는 언론인인 기자까지 공개 서바이벌을 통해 뽑겠다고 나섰다. 포문을 연 것은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한〈슈퍼스타K〉(이하 슈스케)다. 공개오디션을 통해 전국방방곳곳의 숨겨진 ‘노래꾼’을 발굴하겠다는 취지의 이 프로그램은 케이블방송 사상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즌3 제작에 돌입했다.
〈슈스케〉가 처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기 이전에 이미 영국에는〈브리튼즈 갓 탤런트〉가 있었고, 미국에는〈아메리칸 아이돌〉이 있었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절묘하게 줄타기하는 이런 부류의 프로그램이 전혀 새로운 포맷은 아니란 이야기다. 실시간으로 미국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는 글로벌네트워크 시대, 이미 형식상으로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이토록 인구에 회자되는 까닭이 자못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대한민국에 부는 ‘서바이벌’ 광풍을 이해하는 열쇳말은 ‘공정’이다. 불공정한 현실에서 겪는 실망과 좌절을 TV 프로그램을 통해 위로받고, 대리만족하고자 하는 심리가 기저에 깔려있다.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가 MBC 프로그램〈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이다.〈나가수〉제작진이 애초 정했던 룰을 번복하고 가수 김건모의 재도전을 허했을 때, 네티즌들은 제작진이 ‘원칙’과 ‘신뢰’를 저버렸다며 거세게 항의했고, 해당 게시판은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슈스케2〉의 우승자 허각에게 국민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까닭도 학력, 외모, 집안배경 없이 오로지 노래실력 하나로 공정하게 진심승부를 펼쳤기 때문일 터이다. 이렇듯 공정한 룰을 통해 이루어지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며 시청자들은 불합리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는 것이다.
다시 현실 속 서바이벌 무대를 생각해본다. 정부는 전북과 경남을 서바이벌 무대 위에 세워 만신창이를 만들어놓고 언제나 그랬듯 묵묵부답이다. 애초에 LH공사 분산배치가 원칙이라고 게임룰을 밝혀놓고 이제 와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어디 이뿐이랴.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위해 부산과 대구를 링 위에 올려 싸움을 붙여놓고는 ‘이번 경기는 없던 것으로 하겠다’며 입을 쓱 닦아버린다. 찢겨질 대로 찢겨진 지역민의 마음은 아랑곳없이 말이다. 질문을 다르게 던져보자.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한 정책에 경제성이란 그럴듯한 잣대를 들이대는 룰은 누가 정한 것이고, 이런 구도를 고착화하는 이는 누구인가.
대다수 국민들은 이런 정부의 불합리한 행태에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 여론의 바로미터인 재보궐선거에서 야당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공정한 룰을 만들고, 이를 제대로 적용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불공정의 당사자가 되어 지역민심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행태에 이제 국민은 적극적으로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나가수〉김영희 PD는 시청자와 한 약속을 깬 대가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당사자에게는 억울하고 가혹한 일일 수 있겠지만 ‘공정’을 저버린 대가이니 일정부분 감수할 몫이라 생각한다. 자, 이제 MB정권에 묻는다. 이 정부에 공정한 룰은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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