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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옥 동일유업 전무
기차를 타는 것은 여전히 설렌다. 부산에 친척들이 많이 계시니 기차로 다닐 일이 많았다. 빨라지기도 했고 역이나 대합실의 모습도 바뀌었지만, 가락국수도 여전하고, 밀고 다니는 수레에 필요 한 것도 여전히 다 있는 듯 하다.
대구에 다녀왔다. 워크샵이 끝나고 모두 모여 저녁을 들며 회의에서 못다한 이야기까지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역으로 향하는 택시에서 막창집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 유명한 막창 맛을 보지 않고 돌아가는 것이 아쉽기도 하였지만 동행들과 여운이 남아있던 탓이기도 하리라. 가던 길로 돌아왔는데 갈 때 와는 다르다. 익산으로 돌아왔다.
미처 아침도 제대로 먹지 않았는데 딱히 점심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대나무 사진까지 들어있는 소사장의 문자가 도착했다. 어제 벌어진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니 앞장서서 들어가는 곳이 ‘금강복집’이다.
처음 가는 것도 아니었다. 수육과 튀김까지 어느 것 하나 아쉽지 않은 맛을 제공한다. 오늘은 지리를 주문했다. 몇 가지 찬에 손이 가다 말다 하다가 지리가 끓기 시작하니 미나리를 올린다. 미처 숨이 죽기 전에 상큼한 향을 느끼며 아삭한 미나리, 콩나물을 건져먹고 국물도 숟가락으로 떠먹다가 성에 차지 않아 후루룩거리며 마신다. “어흐, 시원하다” 몇 차례 미나리를 추가했다. 꽤 큰 그릇의 바닥이 드러날 때쯤 밥을 볶을지 죽을 만들지를 묻는다. 죽을 청하니 국물을 조금 떠간다. 잘 익은 김치를 얹어서 죽까지 말끔하게 비웠다.
일상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기는 여행이 제격이다. 더구나 기차로 다니는 여행이라면 낭만까지 더해지지 않겠는가? 너무 빠르지 않은 기차를 타고 지나치는 풍경도 여유 있게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하고 재충전 할 수 있다면… 하지만 때마다 여행을 다닐 수 없는 노릇이니, 적당한 음식으로 어느 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어제 저녁에 만들어진 피곤함을 ‘금강복집’의 시원한 복지리 국물로 말끔히 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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