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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
‘군자는 탓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고, 소인은 탓을 다른 사람에게 돌린다’라는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지난 3월 1일 원광대학교병원 16대 병원장에 취임한 정은택 병원장(54)이 늘 가슴에 품고 살아온 좌우명이다.
30년 넘게 타인의 소중한 생명을 다루는 ‘의학도’의 길을 걸으면서 한 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절실히 ‘금과옥조’처럼 여긴다.
정은택 병원장은 그런 사람이었다. 모든 일들을 자신의 문제로 환원해서 자기 안의 결함을 개선해 나가며 '대학병원 CEO'의 자리까지 오른 ‘군자’였다.
금방이라도 “내 탓이오”라고 말할 것 같은 겸손함이 몸에 배어 있는 그를 보슬보슬 봄비가 내리는 7일 바쁜 오후 집무실에서 만났다. <편집자주>
-늦었지만 먼저 취임 소감부터
재임하는 4년 동안 ‘질적인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하겠다. 지난 4년간 병원 건축, 최첨단의료장비 도입 등 하드웨어 부문에 집중 투자했다. 이젠 소프트 부문, 즉 질적 향상을 위해 매진 할 때다. 모두 사람이 할 일이다. 때문에 책임자로서 책임이 막중하다. 어깨가 무겁지만 열과 성을 다해 최선을 다할 각오다.
-소프트 부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우리 원광대학교병원은 하드웨어 부문에선 전국 최고 반열에 올라섰다고 자부한다. 수도권 어느 대학병원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탄탄하다. 남은 건 소프트 부문이다. 이는 ‘진료의 질을 높이고 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고 경영 효율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대학병원을 경영하는 CEO로서 목표는.
‘편리한 병원’을 만드는 것이다.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집에 온 것처럼 아무런 불편 없이 웃으며 치료 받고 밝은 모습으로 돌아가는 병원으로 가꾸고 싶다.
편리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선 ‘친절, 신속, 간편’이 뒤따라야 한다. 이 세 가지만 갖춰지면 의료의 질 향상과 경영효율은 당연하다고 본다.
-좀 더 큰 포부가 있다면.
우리 지역 환자가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도록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보호자분들이 대부분 수도권에 살다보니 서울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곤 한다. KTX를 환자가 타는 게 아니라 보호자들이 타고 익산에 내려오도록 할 각오다.
-이처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밑바탕은 무엇인가.
처음에 말한 하드웨어가 갖춰졌다는 이야기다. 외래 진료동과 병동을 최신 시설로 새로 지었다. 교수연구동도 리모델링을 마친 상태다.
하지만 무엇보다 최신장비다. CT부터 MRI, 혈관촬영기, 로봇수술기, 전자의무기록장치 등 어느 거 하나 수도권 대학병원에 뒤지지 않는다.
2008년 호남지역에서 최초로 도입한 로봇수술기는 암환자를 비롯한 외과 환자들의 치료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전립선암, 방광암, 신장암, 위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심장판막재건술, 관상동맥 우회술, 폐암수술, 갑상선암, 구강암, 편도암 등의 수술이 가능하다.
-취임하자마자 ‘의료기관 인증평가’란 큰일을 치른 것으로 알고 있다. 결과를 기대해도 좋은가.
물론이다. 기대 이상 잘 받았다. 매우 만족한다. 6월말 결과가 나오지만 전국 88개 3차 의료기관 중 최상위권에 속할 것으로 확신한다. 2004년 전국 13등에 이어 2007년 ‘올 A’가 그냥 이루어진 게 아니었다.
이 모든 게 1,381명 병원 구성원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수년 동안 갈고 닦은 노력의 결정체라 더욱 값지고 감사할 뿐이다.
-4월 22일 심뇌혈관센터가 마침내 문을 여는데.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자에겐 정말 희소식이다. 정부에서 100억 원을 지원 받아 지은 것이다. 문을 열면 심뇌혈관질환 급성환자들이 전문 진료를 받으려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증이 시작되고 나서 병원 도착 2∼3시간 이내 일차 관상동맥 중재술 실시율을 80∼90%까지 올려 심근경색증 사망률을 10% 이상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부 환자 유치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국제진료센터에서 지난해 1616명이나 치료를 받았다. 환자 중 40% 가량이 주한미군이다. 이는 로봇수술기 등 최첨단 의료장비와 수준 높은 의료진들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과 함께 나란히 최우수 병원상을 받기도 했다.
-위탁 운영하고 있는 군산의료원에 대한 생각은.
군산의료원은 당연히 민영화돼야 한다. 군산 시민들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다. 700병상으로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선 주인인 전라북도가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의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수탁 기관인 원광대학교병원이 할 수도 없지 않는가. 이젠 결단을 내릴 때이다. 군산 시민을 위해 하루빨리 민영화됐으면 좋겠다.
-4월 1일 큰 상을 받았다. 내용은.
우리 병원이 남녀고용평등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고용노동부장관의 표창을 받았다. 여성고용과 임금, 승진·승급에서 평등을 보장하고 지속적 교육을 통해 남녀고용평등에 대한 인식 전환과 안정적 직장을 제공하는데 주력해 온 결과다. 앞으로도 원불교 기본정신이념을 바탕으로 노사가 화합하는 병원조성에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익산시민과 도민들에게 한 말씀.
우리 병원이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켜보고 사랑해주시면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는 병원으로 키울 각오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
#정은택은 누구
명문 광주제일고 출신 인맥 두터운 '전국구 마당발'
광주민주화운동 첫 총상 환자 응급 처치한 유명인사
57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명문 광주제일고 49회다. 동기론 이상훈 대법관을 비롯 고영한 전주지방법원장, 이춘희 새만금청장 등 유명 인사가 정치·행정·법계에 폭넓게 포진해 있다. 전·현직 차관급만 무려 11명이나 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집 앞에서 첫 총상 환자를 발견하고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옮긴 주인공이다. 지금도 가끔 매스컴에 조명되기도 한다.
익산과의 인연은 벌써 25년이 됐다.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시절 지도교수 추천으로 원광대학교병원에 첫발을 디뎠다. 1남2녀 자녀들 고향도 당연히 익산이다. 지난해까지 남성고 영어교사로 재직한 임연욱 씨(54)가 평생의 반려자다.
취미는 등산과 여행. 1년에 한두 번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오곤 한다.
전남대학교의과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87년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임용돼 그동안 원광대병원 의학과장, 진료처장 등을 두루 거쳤다.
대한의사협의회 대외협력위원, 대한내과학회 고시위원, 대한호흡기학회 이사, 폐암학회 임상연구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미국 흉부학회 정회원, 세계 폐암학회 정회원, 아시아태평양 폐암학회 기획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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