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으로 들어오는 길은 여러 갈래다. 고속도로를 이용한다면 군산IC, 익산IC(봉동) 그리고 익산IC(삼례)로 진입 할 수 있다. 주로 봉동쪽을 이용하는데 다니며 눈에 띄는 간판이 있다. 먹거리촌이라고 씌어 있으니 아마도 그 골목안으로 몇 개의 식당이 있을거라고 짐작을 했었다. 몇 주전 전람회에 초대 받았다. 문외한이니 겸손한 자세로 조용히 관람하고 돌아서야 할 텐데, 회사 심벌에 관한 디자인을 묻는다는 핑계로 그것을 전공하는 두 친구와 저녁 자리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흥겨운 시간이라면 아쉬움이 남기 마련. 군산 단팥빵집에 갈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그사이 점심 약속을 한번 지나쳤지만 회사 심벌 디자인의 진행을 물을 겸 Salon De Design을 찾기로 했다. 마침 점심 시간이라 길을 나서는데 앞장서는 이가 ‘만나먹거리촌’이 어떠냐며 묻는다. 지나치며 익숙했던 이름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출발했다.차창으로 드는 빛은 완연한 봄이다.
강원도에 가자면 대관령, 미시령, 한계령등을 마주치게 되는데, 그 산자락을 넘나들면서 황태 덕장을 만날 수 있다. 겨울 찬바람과 눈보라를 거치며 만들어진 황태를 오늘 만났다. ‘만나먹거리촌’은 몇 개의 식당이 모여있는 곳이 아니라 황태와 오리 요리 등을 하는곳이다. 찜과 구이를 주문했다. 황태의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니 대관령이란다. 11가지 찬이 차려지고(익산에서는 어디든지 그 정도는 보통이다) 돌판에 양념이 잘된 구이가 들어온다. 찬이 깔끔하다. 구이를 덜어주는 손길이 친절한 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어지는 찜에 콩나물이 풍성하다. 구이와 찜을 번갈아 맛보다 보니 미처밥을 다 먹지 못했다. 동행들의 식사가 이미 끝나가고 있었다. 찜의 양념에 밥을 비비면 꽤 맛 있을 거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데 다음에 들리게 되면 밥을 썩썩 비벼 먹어야겠다.
1년여를 지내며 익산에 가 볼만한 곳은 어느 정도다닌 줄 알았다. 그러나 아직멀었단다. 다닐 곳이 많이 있다는 것도, 흔쾌히 동행할 이들이 있다는 것도 기쁜일이다. 맛있는 음식을 나누기도 하지만 맛있는 자리를 즐기기도 한다. 맛있는 자리를 멋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은 함께하는 이들이다. 그런 분들과 봄이 시작되는, 바람은 아직 새침한 날 오찬을 나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