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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공 신익희 선생 기념문화도서관’이 첫 삽을 뜬 후 4년 넘게 기초 골조만 세운 채 흉물로 방치된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내막을 들여다보면 익산시와 해공기념사업회 측 모두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음을 알게 된다.
해공기념사업회는 23일 본지 1면 머리기사와 관련해 “해공 기념문화도서관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념사업회 정평우 회장은 “전 집행부 임원 이모 씨가 이달 중순께 시공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며 “조만간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알려왔다.
하지만 익산시는 아직 기념사업회로부터 시공사 선정과 이행보증증권 등의 서류를 받지 못한 상태다.
또 여전히 사업에 대한 우려감도 높다.
■ 익산시의 안일한 대처·뒷북행정
기념문화도서관 부지를 제공한 익산시의 행태는 시작부터 잘못됐다.
지역 내 부족한 문화공간을 충족시킨다는 계획은 공원용지의 사용 목적에도 맞다.
하지만 해공기념사업회가 이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지는 꼼꼼히 따져 봐야 했는데 이점이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사업이 4년 넘도록 지지부진하게 된 이유다.
사업부지 전체가 시유지도 아니었다. 일부 땅이 국유지(도로)와 사유지였던 것이다.
그러나 익산시는 이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사업을 시행토록 허가했다.
소유주들의 반발은 당연. 결국 터파기만 한 채 공사는 중단됐다.
어렵게 땅을 매입했지만 시공사가 부도난 후였다.
이때에 익산시는 사업을 재검토했어야 했다.
터파기만 한 상태였기 때문에 사업취소도 이때 고려해야 했고 다른 용도로 사업을 전환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했지만 방치했다.
4년 후에야 익산시는 해공기념사업회에 이달까지 시공사 선정과 함께 복구비 이행보증금 8억 원, 공사비보증금 20억 원 등 보증증권을 예치하지 않으면 취소 절차를 밟겠다며 최후통첩을 했다.
결국 시기를 놓친 안일한 행정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됐다.
■ 기념사업회 사업비 없이 주먹구구식 공사
해공기념사업회는 독립 운동가이자 대한민국 초창기 정치계 큰 별인 ‘신익희 선생’을 기리기는커녕 오히려 먹칠을 했다.
1956년 대선에 출마, 호남지역 유세차 기차를 타고 내려오던 도중 익산에서 서거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해공기념문화도서관을 건립한다고 했지만, 기념사업회는 사업을 시행할 여력이 없었다.
회비가 제대로 걷히지 않고 있으면서, 특히 43억 원의 사업자금 없이 우선 착공부터 한 것이다.
공사비가 있었다면 시공사의 부도와는 상관없이 곧바로 공사를 재개할 수 있어야 했다.
이러다보니 ‘해공기념문화도서관’ 건립은 기념사업회가 아닌 개인 회원 몇몇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변했다.
당시 기념사업회의 도서관 건립 실무자인 전 임원 이모 씨는 2006년 7월 26일 착공 후 시공사인 K건설 부도(터파기 공사 완료), 3년 후 새로 계약한 T건설 부도(바닥과 골조 일부 완료)로 장기간 공사가 중단됐다가 최근 B건설 회사와 공사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특히 이 씨는 기념사업회에 자금이 없어 개인의 사재를 출연해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씨는 최근 새로 구성된 기념사업회로부터 해임됐다.
공사를 장기간 방치하는 등 전 집행부가 방만한 운영을 했다는 이유로 제명된 것이다.
지금도 해공기념사업회 내부자금은 바닥 수준.
기념사업회 한 임원은 “전 집행부로부터 집행부뿐만 아니라 회원 대다수가 회비를 거의 내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고 했다.
■ 쉽지 않은 취소 절차
만약 사업이 취소될 경우 복구비나 이행보증금을 받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익산시의 예산이 투입돼야 할 실정이다.
뒤늦게 복구비와 이행보증금 등의 보증증권을 예치하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취소가 쉬운 것도 아니다.
익산시가 강제 취소할 경우 사업추진 의욕을 갖고 있는 기념사업회가 행정소송을 할 건 뻔하다. 또 그동안 소요된 공사비 등의 보상도 필요해진다.
■ 개인 사업 전락 우려
익산시로부터 최후통첩을 받고 다급해진 기념사업회는 부랴부랴 전 집행부 임원 이모 씨와 연락을 취하고 협의를 벌였다.
결국 이 사업은 이 씨의 주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시공사를 선정했다고 하니 이제 보증증권을 예치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
익산시의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하면 시는 안전성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기념 도서관 건립공사가 원활하게 추진될지 미지수인데다 공사가 완료된다고 하더라도 이 씨가 사재를 털어 추진하는 만큼 개인 사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우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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