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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이 작가의 우리말 바로쓰기 - 분별없이 쓰는 남의 나라 말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08년 02월 25일(월)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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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한문(차이나 글자)'을 썼지 '한자말(차이나 글자말)'은 쓰지 않았고, 요즘은 ‘한자말’은 쓰지만 ‘한자’는 쓰지 않습니다.
우리가 ‘한자말’을 쓰게 된 것은 니혼 문화가 들어오면서부터입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한자말’에는 ‘니혼 한자말(조선왜말)’이 거의고, ‘차이나 한자말’, ‘우리가 만든 한자말’이 뒤섞여 있습니다.
‘니혼 한자말’과 ‘차이나 한자말’을 본바닥에서 쓰는 ‘본바닥 말’로 읽지 않고, 그 한자를 우리말 소리로 읽기 때문에 모두 우리말이라 잘못 알고 있습니다만, ‘우리가 한자말 소리’로 읽는 한자말은 ‘차이나 말도’, ‘니혼 말’도, ‘우리 말’은 더더욱 아닙니다.
니혼 말 ‘센타쿠(洗濯)’를 ‘세탁’으로 옮겨 쓰면서 빨래→세탁. 달걀→계란. 지붕→옥상. 골짜기→계곡. 마음속, 가슴속→심중, 흉중. 뫼→산, 사람→인간. 순우리말 보꾹이 있었지만 중국 글자 따라 천장이라 쓰다가 다시 니혼 글 따라 천장→ 천정으로 자리바꿈해가고 있습니다. 차이나에선 달걀을 지단(鷄蛋)이라하고 니혼은 けいらん(鷄卵)이라 합니다.
빨래에서는 옷을 빨아 햇볕에 바랜다는 뜻까지 엿볼 수 있고, 닭의 알이 달걀로, 집 위가 지붕, 산이 골 골 진 모습이 그림처럼 떠오르는 골짜기, 사람은 ‘살다와’ ‘알다’가 어우러진 말. 살의 이름꼴은 ‘삶’, 알의 이름꼴을 ‘앎’입니다. '삶+앎', 삶을 아는 것이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우리 말을 바라보면 이렇듯 그 말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갈고 닦아 태어났는지를 엿볼 수 있어 입가에 웃음이 번집니다.
그렇게 정 서린 역사까지 깡그리 뭉개고 우리 말은 남의 나라 말에 밀려나 소리 없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말이 사라지는 것은 숭예문을 잃은 슬픔이나 속 쓰림 정도가 아닙니다. 고마움을 모르던 공기가 이 땅에서 다 빠져나갔다고 상상을 해보십시오.
우리 글을 잃는 것은 우리 겨레에겐 공기를 잃는 꼴입니다. 왜정 때 우리 말을 없애려고 갖은 꾀를 부렸던 니혼은 말이 바로 겨레의 명줄임을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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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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