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토) 밤 10시 30분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민주통합당 익산 을 경선과정에서 80만 원을 받았다며 양심선언을 한 인물은 전정희 예비후보 캠프 춘포면 조직책인 정 모 씨(48)로 밝혀졌다.

양심선언 후 엄청난 심적 고통으로 일절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잠적했던 정 씨를 6일 오후 6시 10분 춘포면 모 다방에서 만나 경선 과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들어봤다.

-양심선언 하게 된 동기

양심선언을 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심리적 압박감과 배신감 때문이다.

무리하게 선거인단을 모집하다보니 거액(1억 또는 3천만 원)을 받았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수사기관에서 내사 중인걸 감으로 알고 심리적으로 엄청 쫓겼다.

여기에 거의 1개월 동안 돈을 써가며 경선 승패를 좌우할 만한 250여명의 선거인단을 모집했는데 고작 80만 원만 건넨 후 쳐다보지도 않아 회의감을 느꼈다.

경선 승리 후 10여 일간 아무런 소식도 없다가 경선에서 패배한 조배숙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자 선거인단모집 과정에서 알게 된 전정희 예비후보 캠프 총괄 담당인 이 모 씨에게 하루에 3~4번씩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당장 다급해지니까 다시 도와달라는 전화인줄 알고 일절 받지 않았다.

여기에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춘포면 조직책을 다른 사람(김 모 씨)으로 교체해버려 '왕따'된 기분마저 들었다.

-경선 선거인단 모집 어떻게 했나

전정희 예비후보 캠프 총괄 이 씨가 하루 세 차례 정도 춘포면에 왔다. 이 씨가 태블릿 PC를 가져와 사용방법을 가르쳐줘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250여명가량 모집했다.

술과 밥을 사주기도하고, 음식을 팔아주면서 힘들게 모집했다. 절차가 까다로워 정말 한 명 한 명 어렵게 모집했다. 춘포면은 거의 혼자 다했다. 동산동과 영등동은 밑에 사람을 두고 시켰다.

어렵사리 모집한 선거인단 250여명은 대부분 모바일 투표 참여자고, 현장투표는 10여명에 불과했다. 전정희 예비후보가 상대 후보를 모바일 투표에서 이긴 걸 감안하면 승리의 일등공신인 셈이다. 경선 당일 현장 투표 참여자들을 세 차례 정도 실어 나르기도 했다.

-조직책을 맡게 된 동기.

이 부분이 가장 괴롭다. 죽마고우인 이 모 시의원이 중간에 다리를 놓아 전정희 예비후보 총괄 담당 이 모 씨를 알게 됐다. 처음 전화 통화를 한 후 4~5일쯤 지난 2월 8일 영등동 일식집에서 만났다. 이 씨가 "도와줄 수 없냐. 춘포면을 맡아 달라"고 부탁해 승낙했다. 그날 바로 인맥을 동원해 선거인단 모집에 나섰다.

이 씨는 거의 매일 3~4번 춘포면에서 만났다. 선거인단 명부를 넘겨준 날 이씨가 "있으면 많이 주겠는데 없어서 많이 못 준다"며 돈 봉투를 건네 세어보지도 않고 받았다. 5만 원 권80만 원이 들어있었다.

-익산시 공직자한테 티켓은 왜 받았나

2월 25일 오후 1시 쯤 신광교회 앞에서 익산시 고위 공직자를 만났다. 축구를 좋아하는 동네사람들이 축구국가대표 우즈베키스탄 평가전을 보고 싶다고 해 전정희 예비후보 캠프 이모 씨에게 티켓을 부탁했다. 그러자 이 씨가 공직자 전화번호를 알려줘 그날 3~4차례 통화 후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바쁘게 길가에서 처음 봤다.

이 공직자는 보자마자 "(전정희 예비후보)많이 좀 도와 달라"며 일등석 티켓 4장을 줬다. 일반석이 2~3만원이었으니까 엄청 비싼 걸로 알고 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