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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연 칼럼-윤심덕과 '사의 찬미'(1)
익산신문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0년 08월 09일(월)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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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덕(尹心德, 1897~1926)은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효시이다. 또한 당대 최다 레코드 판매량을 보유한 최초의 대중가수였고, 여류성악가였다.
평양에서 4남매 가운데 둘째 딸로 태어나 진남포에서 자랐다. 아버지 윤호병과 어머니 김씨는 모두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 신교육을 받도록 했다.
그가 이바노비치의 월츠곡〈다뉴브강의 푸른 물결〉에 가사를 붙였던 ‘사의찬미’는 최초의 대중가요였다. 이 곡은 윤심덕이 일본에서 음반을 취입하고 돌아오는 길에 김우진과 현해탄에서 동반자살함으로써 사후에 더욱 유명해졌다.
윤심덕은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졌으며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도쿄의 남자 유학생들과 도 잘 어울렸다. 키가 크고 목이 긴 서구형 외모에 자신감이 넘치는 성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21년에는 유학생들이 계획한 순회공연에 참여했다가 극작가이며 와세다 대학 학생인 김우진을 만나게 되었다. 그녀의 유학 동료 홍난파 역시 그녀에게 각별한 감정을 가졌다. 그러나 윤심덕은 홍난파를 통해 알게 된 극예술협회 김우진을 사랑하게 된다. 김우진은 부인과 자녀가 있는 유부남이었다.
윤심덕은 1924년 도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였고,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로서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교사로 임용되지 않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혼담이 깨지는 등 개인적인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았다. 부호의 첩이 되었다는 스캔들로 도피까지 했다. 이때 김우진의 권유로 토월회에 들어가 배우로 일한 적도 있다.
윤심덕은 1926년 레코드 취입을 위하여 오사카에 있는 닛토 레코드 회사에 갔다가 윤심덕은 그해 8월 3일에 김우진과 함께 시모노세키에서 부산으로 가는 연락선에 탑승했다. 그리고 4일 새벽 4시 쓰시마섬을 지나던 중 자살하였다.
연인의 최후는 비극이었지만 그들의 로맨스는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회자되고 있다.
당시 그들의 죽음으로 인해 영향 받은 많은 청년들의 자살이 잇따르기도 했을 만큼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광막한 황야를 달리는 인생아/ 너의 가는 곳 그 어디냐 쓸쓸한 세상 험악한 고해에/ 너는 무엇을 찾으려 가느냐 눈물로 된 이 세상이/ 나 죽으면 그만일까 행복 찾는 인생들아/ 너 찾는 것 괴롬이다 웃는 꽃과 우는 새가/ 그 운명이 모두 같으니 생의 열중인 가련한 인생/ 너는 칼 위에 춤추는 자이다 허영에 빠져 날뛰는 인생아/ 너 속였음을 네가 아느냐 근본 세상은 너에게 허무니/ 너 죽은 뒤에도 세상은 없도다 잘 살고 못되고 찰나의 것이니/ 흉흉한 암초는 가까워오도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돈도 명예도 내 님도 다 싫다 살수록 괴롭고 갈수록 험하니/ 한갓 바람은 평화한 나의 주검 내가 세상에 이 몸을 감출 때/ 괴로움도 쓰림도 사라져버린다/
‘사의 찬미’는 가사에서 보여주듯이 슬픔ㆍ이별ㆍ죽음ㆍ절망 등을 노래했다. 일본에서 발매된 최초의 조선어 노래였고, 정사 사건에 관한 사회적 관심에 힘입어 전대미문의 판매고를 올렸다.
윤심덕·김우진 ‘현해탄 정사(情死)’는 유서도 시신도 없는 선상 행방불명으로 인해, 끊임없이 생존설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우진의 가족은 현상금 500원을 걸면서까지 시신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두 사람의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유서도 없고 시신도 없는 의문의 정사였다.
( 김우연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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