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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슈퍼마켓에 레드카드를!
익산신문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09년 08월 31일(월)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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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9일 MBC TV '시사매거진 2580‘에서 방영한 ’대한민국 대형마트가 접수하다‘를 보고 마음이 몹시 착잡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후 한참이 지났지만 지금도 동네 수퍼마켓만 보면 “기업형수퍼마켓 때문에 길거리로 나 앉게 됐다”는 어느 수퍼마켓 안주인의 절규가 귓가를 맴돌고 있다.
대형마트의 개설은 소규모 상권이나 재래시장을 초토화 시켜 수많은 영세 자영업자들을 파탄으로 내몰고 있는데 실제적으로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의 자료에 의하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총 62,051개의 중소유통업체가 감소했고 재래시장 점포도 무려 18,396개나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최근 전대미문의 경기침체로 지난 1분기 중 폐업한 소상공인 점포만도 무려 54만개에 달할 정도로 소상공인의 경영상황은 최악의 상태다.
이와는 정반대로 대형유통업체가 개설되기 시작한 1993년부터 14년 동안 대형마트는 무려 5,260배의 초고속 성장을 기록했으며(50억→26조3천억원), 2002년과 2008년 사이 6년간 전북 지역 재래시장 매출액 역시 44%나 감소한 반면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무려 52.8%가 폭증했다.
최근 대기업 유통업체들은 포화 상태에 빠진 시장상황과 3,000㎡이상의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 논란 등을 피하기 위해 등록제의 제한을 받지 않는 SSM(Super Supermarket) 형태로 매장을 개설해 지역 내 중소유통업과 동네 골목상권까지 잠식하고 있다. 전국적 유통망과 자본력을 가진 SSM은 재래시장과 동네 수퍼마켓의 주요 품목인 1차 식품과 생필품까지도 취급함으로써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현재 전북 지역의 대형마트는 총 14개소로 지역법인은 1개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대기업 소유로 되어 있다. 남원시 이마트로부터 시작된 대형마트 도내 입점으로 지역상권은 쑥대밭이 되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SSM이 도심의 동네상권까지 문어발식으로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경제를 황폐화 시키는 SSM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에는 지역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지만 문제는 방법에 있는 것 같다. 먼저 정부는 대규모점포의 개설 허가제 도입 및 영업활동 조정은 WTO가 정하는 규범에 위배된다는 입장이지만 외국업체와의 차별적 규제가 아니라면 자치단체별로 입점을 규제할 수 있다는 의견도 다수를 이루고 있어 지자체가 조례나 위원회 등을 통하여 조정기능을 강화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다만 최근 도에서 각 시·군에 일반주거지는 700㎡, 준주거지 1000㎡ 미만으로 매장 면적을 축소하는 내용으로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토록 요청하였으나, 대형유통업체에서 330㎡~1000㎡ 규모로 SSM을 개설하고 있어 조례개정은 별 의미가 없으며, 또한 면적 제한으로 지역법인이 매장을 설립하는데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다.
용도지역의 성격이나 교통·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규제를 강화하고 교통유발부담금을 대폭 상향조정하는 한편 새로운 방법으로 ‘유통영향평가’도 검토해 볼만한 대안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현재 국회에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것이다. 상위법의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기업형 수퍼마켓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법률의 국회통과를 위해서는 정치권을 비롯한 도의회와 집행부, 그리고 도민의 역량이 총 동원되야 한다. 타 시·도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규모 점포 확산 방지를 위한 범도민 기구’ 결성을 검토해 볼만 하다. 다행히 지난 8월 5일부터 SSM을 비롯한 유통업체에 대한 사업조정 권한이 중소기업청에서 시·도지사에게 위임되고 전라북도에서도 지난 8월 21일 ‘중소상인 사업영역 보호 전라북도 사전 조정협의회’를 출범시켜 SSM의 무차별적인 진입을 막고 중소 유통업의 사업영역 보호를 위한 사전조정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전된 사업조정권은 대기업 직영 중소형 SSM으로 한정된 데다가 위반 시 강제 규정조차 없어 실효성이 의문시 되고 있다.
가뜩이나 열악한 우리 지역의 민생경제를 SSM이 초토화 시키고 있어 지역사회의 걱정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관계 당국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사업조정권을 충분히 활용하여 SSM의 입점을 막고 궁극적으로는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총력을 경주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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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신문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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