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면됐던 전 교장을 재임용하겠다고 전북도교육청에 보고한 익산의 한 사학법인 산하 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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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전북지부는 8월 18일 “해당 사학법인이 전북도교육청에 재단 여중 교장으로 B씨를 임용하겠다고 보고했다”면서 “징계시효가 만료됐다고 하지만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교육자가 교내에서 이미 학교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소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임용하겠다고 보고한 B씨는 같은 재단의 여고 교장 때 급식비 4억6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2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파면됐다”면서 “징계시효가 만료된 2017년에도 여고 교장으로 재임용하려다 학생과 학부모·시민사회단체의 저항으로 물러난 바 있다”고 밝혔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교원이 파면돼도 5년이 경과하면 법인 이사회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과 징계위원회 검토를 거쳐 재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B씨는 징계시효가 만료된 2017년에도 같은 법인 산하 B고교 교장으로 재임용되려다 학생과 학부모·시민사회단체의 반발에 임용이 무산됐다.

반면 공립학교의 재임용 절차는 엄격하다. 전북지역 공립학교의 경우 파면됐다가 재임용된 사례는 전무하다. 강등·정직 징계에 처해졌어도 10년6개월이 지나야 재임용 대상이 될 수 있다.

전교조는 “3년이 지난 시점에서 그때의 성명서 내용을 다시 발표하는 심정은 참담하기 그지없고, 이는 사립학교의 투명성이 한 치도 나아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공립학교였다면 다시는 교단에 서지 못할 이가 버젓이 교장으로 임용될 수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배영진 전교조 전북지부 대변인은 “재단은 B씨의 교장 임용 절차를 즉각 취소하고, 도교육청은 비리 인사가 학교장이 되는 추악한 행태를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A사학법인 관계자는 “수년째 중학교 교장직이 공석이어서 신속하고 정상적인 학교운영을 위해 교장자격증이 있는 여러 인물을 모색하다 이사회에서 B교장을 임명하게 됐다”며 “내부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고, 법적으로나 내부 징계위원회에서도 당사자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고, 당사자도 과오를 떨치고 2년 남은 정년까지 근무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등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법에서 사학의 자치성을 강조하다 보니 파면된 교원을 재임용하려 할 때 정해진 절차상 하자가 있을 경우에만 서류를 반려할 수 있다”며 “사회적 인식에 비추어 문제 유무를 판단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홍동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