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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익산 창작 스튜디오 6기 입주 작가 작품전을 보면서
최병길(철학박사, 원광대학교 교수)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6년 06월 27일(월)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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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익산신문 |
어제는 지루한 장마가 시작되는 탓인지 하루 종일 먹구름이 뒤덮이더니 오후부터는 빗줄기가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모처럼 궁금했던 전시회가 열린다기에 익산 예술의 전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전시 오픈식에서 사회자가 밝힌 이야기 속에서 전라북도에는 문화재단이 세 곳에만 있다는데, 필자의 기억으로는 아마도 익산, 군산과 부안 세 곳이라고 언급했던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우리 익산시가 열악한 재정 속에서도 꿋꿋하게 문화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점은 문화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탄탄한 물적, 인적 인프라 구축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참으로 익산시의 인상적인, 놀랄만한 노력이 아닐 수 없다.
1층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서너 점의 비디오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으며, 제일 안쪽 공간에는 <불시착한 평화>와 같은 정보경의 설치미술도 눈에 띠었다.
|  | | | | ↑↑ 노윤정, Inconsistency, 2009. | | ⓒ 익산신문 | |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은 특히 입주 작가인 김아리, 김연정, 정윤선, 정보경, 박소현, 노윤정이 그들 자신의 극히 개인적인 경험들이나 이념을 개념미술의 성격으로 전개했다는 특징이 있다. 요즈음의 현대미술,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내러티브’(narrative)라는 용어가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그 용어를 풀어보면, ‘서술문’, ‘이야기’나 ‘담화’ 등으로 말한다. 즉 문학적인 요소가 현대미술, 아니 현대예술의 각 장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개인적이면서도 내면적인 경험, 탐험, 교류의 세계를 조형화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어떤 서술적인 형식의 설명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회의 화두는 “자원의 행위”이다. 말하자면 입주 작가들이 주변의 자원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충돌하게 되는 공시적, 통시적 시·공간에 대한 다층적인 탐험의 결과일 것이다. 그러한 생소한 시공간에 대한 인식의 획장은 작가 각자의 독특한 조형언어를 탄생시켰고 그것이 내러티브 형식과 결합되면서 하나의 미술작품이 단순한 시각적 쾌만을 유발하는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자료나 사료, 그것이 마치 도서관의 오래된 서적처럼 아카이브의 성격도 지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러한 내러티브한 자료(document)로서의 미술작품은 그 작가의 개인적인 정체성뿐만 아니라 그가 처해 있는 시·공간과의 긴밀한 관계성의 재정립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입주 작가들의 작품 속에는 익산의 이모저모가 숨겨져 있다. 그 지리적, 사회적, 지정학적, 역사적 숨결들이 숨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익산시의 역사성, 정치성, 지리성, 사회성, 문화성 등을 살펴보는 것은 그들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거니와 익산시의 그러한 자원들이 그들에 의하여 어떻게 조형화되었는가도 알아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한 진지한 관람태도야말로 종국에 가서 현대미술을 인식, 이해하는 첩경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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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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