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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窓】사람농사(人農)꾼의 덕목 -한승진
마스터 기자 / iksanpress@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17일(금)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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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승진 황등중 교사
ⓒ 익산신문
내가 사는 집은 농촌 단독주택이라 화단이 있다. 화단에 나무를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무를 사다가 심었다. 나무가 뿌리를 내릴 깊이와 넓이를 고려하여 땅을 파고, 뿌리가 다치지 않게 흙을 덮고 다졌다.

그리고 뿌리가 충분히 적시도록 물을 주고, 나무상태를 살펴보았다. 정성을 다해 나무를 심고 가꾸다보니 땀이 날 정도로 힘이 들었으나 흥에 겨워 즐거웠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고 힘든 줄도 몰랐다.

 나무를 심고 가꾸면서 하루하루 나무를 바라보는 게 재미났다. 비가 오나 햇빛이 잘 드나 노심초사하기도 하면서 물을 주곤 했다. 나무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이웃 어르신에게 묻고 인터넷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렇게 나무를 바라보고 가꾸다보니 문득 사람을 기르고 가르치는 것도 이와 같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묘목을 심고 가꾸어 큰 나무로 성장시키듯 한 사람을 사회의 일원으로 잘 살 수 있도록 보살피고 성장시키는 것, 그것이 사람농사(人農)인 것 같다.

어느새 교직에 몸담고 있다 보니 청소년들과 함께 살아온 지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따지고 보면 청소년 이들이 내게는 은인이다. 이들이 있어 먹고살고 가족을 부양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이들의 모습은 내게는 소중하다. 참으로 오랜 세월 청소년들의 숨결을 따라 살았다. 이들의 삶과 애환을 가슴에 담고 살아왔다.

세상에 수많은 농사가 있어도 사람을 길러내는 농사만큼 중요하고 보람된 일이 있을까 싶다. 특히 청소년을 위한 모든 사업은 10년, 20년 후를 생각하는 묘목사업이다.

아이들이 퍼즐을 맞추는데 조각 퍼즐을 잘 못 끼우면 부모들은 금세 “여기에 끼워야지”라고 끼어든다. 아이들이 여기에 맞춰보고 저기에 맞춰보다가 숱한 실패를 겪으면서 결국 정답을 찾아가는 그 시간을 용납하지 않는다.

청소년들에게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쓰도록 하는 기다림과 인내심이 우리 어른 농부들의 덕목인 듯싶다.

문득 요즘 학교 분위기는 군대조직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규율과 통제라는 측면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관심병사는 군대에만 있는 게 아니다. 예전에 심리검사와 상담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교육적 서비스였다.

그러나 이제는 검사와 상담을 통해 문제 학생들을 분류하고 구분하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둘 때가 많다. 아이들의 성적만이 아니라 마음까지도 관리한다는 느낌이다. 획일화된 입시교육으로 그들의 꿈도 표준화되었고, 표준화에서 탈출하는 순간 문제청소년, 위기청소년이 되고 만다. 이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요즘 아이들은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 어찌 보면 외계인 같을 때가 많다. 지구에 함께 살고는 있지만 마음은, 정신은, 의식은 ‘별에서 온 그대’인 것 같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전혀 다른 종족들이다. 실제로 ‘크리스탈 아이들이 희망이다’를 쓴 도린버추는 요즘 아이들을 새로운 세대 ‘크리스탈 아이들’로 표현했다. 외계인 같은 아이들, 그러나 소중한 미래 인류이다.

1990년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교감능력이 뛰어나고, 그 어떤 세대보다 상냥하고 다정다감하며, 또 철학적이고, 영적 재능이 다분하고, 매우 민감하다.

도린버추는 전 세계를 돌며 영성 함양 워크숍을 하면서 크리스탈 아이들의 분명한 패턴을 발견했다. ‘크리스탈 아이들이 희망이다’는 그 비범한 아이들을 양육하고 가르치는 사람들이 보내온 수많은 이야기를 토대로 집필된 것이다.

크리스탈 세대들은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사람들의 겉모습 이상의 내면에 깃든 신성의 빛을 볼 줄 아는 점, 나이든 현자의 모습과 행복한 아이의 쾌활함을 동시에 지닌 점. 그리고 가장 큰 특징은 에고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영적으로 매우 진화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크리스탈 아이들은 어쩌면 우리가 발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 아이들, 외계인처럼 여겨지는 이들이 우리의 미래 인류이다. 지금 그 새로운 인류를 향해 눈을 맞춰야 할 때이다.

그들을 위한 새로운 농사법이 개발되지 않고는 사람농사는 계속 실패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농법의 가장 우선되어야 할 덕목은 ‘가르치려 하지 말고 먼저 배우자’는 것이다.

먼저 그들을 충분히 배우고 이해한 후에 가르쳐도 결코 늦지 않다. 배워서 알아야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알게 되고, 정말 잘 가르칠 수 있게 된다. 다만 그 과도기를 인내하고 기다릴 줄 아는 것이 관건이다. 끊임없이 배우려는 농사꾼은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고 유연하다.

있는 그대로를 보고 느끼며, 기존의 생각을 초기화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더욱 발전된 미래 인류는 더 이상 상상 속에 있지 않다. 바로 내 곁에 있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랑스런 우리 아이들이다.

이 사랑스런 아이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존귀히 여기는 마음으로 함께 한다면 오늘 우리의 마음은 행복 가득할 것이다. 우리의 기준으로 우리가 지닌 생각의 틀에 아이들을 가두려고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아이들도 우리도 모두 행복할 것 같다.  


마스터 기자  iksan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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