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점마을 환경비상대책 민관협의회 민간위원인 권태홍 정의당 사무총장(오른쪽)이 지난 11월 14일 장점마을 환경부 역학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환경부 신건일 피해구제정책과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 익산신문

환경부는 지난 11월 14일 최종 역학조사 결과 발표에서 유기질 비료 공장인 (유)금강농산이 KT&G에서 반입한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퇴비 원료로 사용하지 않고 불법으로 가열 건조공정이 있는 유기질비료 원료로 사용했고, 건조 과정 중에 휘발되는 TSNAs(담배특이니트로사민) 등 발암물질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대기 중으로 배출돼 장점마을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줬다고 발표했다.

(유)금강농산은 익산시·전북도로부터 2001년 10월 폐기물종합재활용업·비료생산업 허가를 받아 폐사료·연초박·피마자박·주정박 등 폐기물을 재활용, 유기질 비료와 부산물 퇴비를 생산한 업체다.

하지만 이 업체는 법적으로 퇴비 원료로만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불법으로 유기질 비료 원료로 사용했다.

연초박을 가열 건조공정이 있는 유기질 비료 원료로 사용하면서 연초박 내에 들어있는 발암물질인 TSNAs 고농도로 배출한 것이다.

장점마을 건강피해 사태는 비료 공장의 불법행위와 인허가 기관의 관리 감독 부재에서 발생한 참사로 익산시와 전북도 보건당국은 비료공장 아래에 있는 저수지에 폐수가 유입돼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악취로 응급실에 실려 가고 했어도 답변은 “별문제 없다”였다.

폐기물을 재활용, 비료와 퇴비를 생산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해준 전북도와 익산시가 관리 감독만 제대로 했다면 주민들 건강피해가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론이 당연히 불거졌다.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최재철)와 장점마을 환경비상대책 민관협의회 민간위원들은 환경부 역학조사 결과 발표 직후 즉각 “비료제조업체의 불법행위에 대해 제대로 관리감독 하지 않은 전북도와 익산시는 주민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배상하라”, “담배제조 부산물인 연초박을 공급한 KT&G(담배인삼공사)는 집단 암 발병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공식사과와 피해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익산시의회도 11월 21일 성명서를 내고 “환경부·전북도·익산시는 그동안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했던 행정의 무책임함을 인정하고 장점마을 주민들에게 진정한 반성과 함께 장점마을 주민들이 겪어야 했던 정신적·육체적 피해에 대한 확실한 보상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점마을 환경비상대책 민관협의회(민간위원 일동)는 12월 3일 농촌진흥청에 ‘비료 공정규격설정 및 지정 고시’를 개정, 담배 제조 부산물인 연초박을 퇴비 원료에서 즉각 삭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점마을 환경비상대책 민관협의회는 이번 성명서를 통해 "농업진흥청이 담배 제조 부산물인 연초박을 퇴비 원료로 허용하기 전에 발암물질 배출 여부 등 유해성 조사를 충분히 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며 농촌진흥청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들은 “농진청이 '비료 공정규격설정 및 지정 고시'에 의거 연초박을 퇴비 원료로 사용을 허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유해성분에 대한 배출 조사를 했어야 하며, 2017년 9월 18일 유기질 비료 원료인 아주까리(피마자) 유박 원료 비료에서 Ricin(리신)의 함량을 10mg/kg으로 기준 설정한 사례(농진청 고시 제2017-18호)에서 보듯, 연초박을 사용할 시 TSNAs 등 발암물질에 대해 함유할 수 있는 유해성의 최대량 기준을 정했어야 한다”고 통박했다.

그러면서 “농진청이 이러한 과정 없이 연초박을 퇴비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면 비료관리법에 명시한 비료 공정규격을 잘못 관리한 것으로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며 “유해 성분 조사를 하지 않았다면 장점마을 집단 암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장점마을 주민들은 “90여명의 주민 중 33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하고 16명이 투병 중에 있다"며 "건강영향조사 청원을 하지 않은 주변 마을까지 합하면 암에 걸린 사람은 60여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홍동기 기자